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13일 오전 9시 서울 중구 한은 본관에서 팽팽한 긴장감이 감도는 분위기 속에서 열렸다.
이번 금통위는 새로 부임한 금통위원 4명(고승범·신인석·이일형·조동철)이 금리조정에 참석하는 첫 회의라는 점에서 어느 때보다 관심이 집중됐다. 특히 신임위원 중 통화완화 정책을 선호하는 '비둘기파' 성향의 위원이 많은 것으로 알려져 더욱 눈길이 쏠렸다.
가장 먼저 회의장에 도착한 것은 고 위원과 신 위원이었다.
다소 웃음기가 없는 얼굴로 등장한 이들은 자리에 앉아 서로 한마디도 나누지 않고 앞에 놓인 컴퓨터 모니터를 주시했다.
모니터에는 빨간 글씨로 "금융위 회의의 원활한 운영과 금융 및 외환시장의 불필요한 혼선 방지를 위해 본 안건 내용이 외부에 유출되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해 달라"는 문구가 떠 있었다.
뒤이어 이 위원과 조 위원이 등장했다. 이들 금통위원 역시 자리에 착석한 채 침묵으로 일관했다.
기존 금통위 멤버인 함준호 위원과 당연직 금통위원인 장병화 부총재도 함께 회의장으로 들어왔다. 장 부총재가 조 위원에게 웃으며 말을 건네며 긴장된 분위기를 풀어줬다.
금통위 회의석 자리는 총재를 기준으로 6명의 위원이 3명씩 마주 보고 앉도록 배치돼 있다. 자리는 선임 순으로 배정되고, 선임된 날짜가 같을 경우 나이 순으로 정해진다.
총재 바로 앞 자리에는 기존 금통위원인 장 부총재와 함 위원이 각각 앉게 됐다. 신임위원 중에서는 이 위원이 가장 연장자고 다음으로 조 위원, 고 위원, 신 위원 순이다. 이에 자리의 양쪽 끝은 신 위원과 고 위원에게 배정됐다.
오전 9시 정각에 모습을 드러낸 이주열 총재의 얼굴에는 화색이 만연했다. 이 총재는 기자들을 둘러보면서 "위원님들께 관심이 많나 봐"라며 우스갯소리를 던지기도 했다.
한편 이날 금통위가 11개월 연속으로 금리를 동결하리란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신임위원 중 금리인하 소수의견이 나올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