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연말 최전방 전선을 비추던 애기봉 등탑이 올해도 불을 밝히지 못하게 됐다. 그 대신 기독교 단체들은 남북 동시 점등 제안과 평화를 염원하는 기도회를 진행하기로 했다.
27일 남북평화등탑건립추진위원회는 올해 애기봉 등탑 설치를 포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지난 1971년 경기도 김포 최전방에 설치된 애기봉 철탑은 40년 이상 성탄절 전후로 점등돼왔지만 지난해 10월 안전문제로 철거됐다.
추진위는 "매년마다 악순환처럼 되풀이 되던 애기봉 등탑이 올해는 진보기독진영과 보수기독진영 등탑반대 단체가 만나 점등을 포기하기로 했다"며 "대신 남북 동시 등탑 점등 제안과 평화의 기도회로 대체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최근 기독교, 시민 단체를 중심으로 등탑을 재설치하자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하지만 북한 도발을 자극한다는 반대 입장도 있어 양측 갈등이 지속되고 있다. 애기봉 등탑은 지난 2004년부터 제2차 남북 장성급 군사 회담의 합의에 따라 점등을 하지 않다가 2010년 연평도 포격을 계기로 재점등되기도 했다.
애기봉 등탑 점등 찬반 양측 단체들은 남북이 동시에 트리를 설치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합의하고, 남북에 추진위원회 구성을 요구하기로 했다. 이 때까지 애기봉 등탑 점등과 관련된 양측의 충돌도 중단된다.
평화기도회는 오는 30일 오후 2시 애기봉에서 기독교평화행동목자단남북 평화등탑위원회, 기독당십자가등탑재건우원회, 민통선평화교회 등 찬반단체가 모두 모인 가운데 진행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