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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국세

손영래, '기본에 충실하라' 강조…홈택스 개통

-창간 50주년 기념 기획특집-

손영래 국세청장은 '기본에 충실할 것'을 국세행정 기본자세로 꼽고, 취임 3개월 여만에 세정 캐치프레이즈를 '선진세정'으로 바꿨다. 그리고 세정지침을 △공평과세 실현△납세편의 향상 △기본업무 충실 △건전재정 지원 △직원복지 증진 등 다섯가지를 채택했다. 다른 청장들에 비해 지침항목이 많았던 것은 손 청장의 '의욕'을 나타내는 것이기도 했지만 당시 국세청 현안이 그만큼 많았다는 의미도 된다. 

 

월드컵이 열리고 제 16대 대통령선거가 있는 2002년 국세행정은 외국인투자기업에 대한 세원관리강화로 시작했다. 월드컵을 겨냥한 글로벌경제정책으로 인해 국제거래가 급증한 데 반해, 12월 대선을 앞두고 있는 사회상황은 국제거래에 대한 정밀세무관리를 제약하는 측면이 있었다. 

 

 

그 해 1월 중순 손영래 국세청장은 2001년 2분기 부가세확정신고 기간을 맞아 일선을 수시 방문하면서, 직원들에게 '스스로 일 찾기'를 독려했다. 특히 외국인투자기업 임원들의 소득탈루 조사와, M&A를 악용하는 이전가격 및 탈세계약을 찾아내는데 역점을 두라고 지시했다. 또 일선 계장들의 역할을 강조했다. 

 

4월 들어서면서 국세청은 홈택스를 가동하고, 임대료부당인상자 5천명을 골라 대대적인 세무조사를 실시했다. 그 일환으로 전국 212개소에 부당임대료 고발센터를 설치운영했다. 그러나 6월 월드컵 시작 직전 모든 세무관리업무는 잠시 '휴면'을 유지했다. 월드컵분위기를 살리기 위해 6월 한 달은 모든 세무조사를 중지한 것이다.

 

7월 1일자로 국세청 사상 첫 여성세무서장이 탄생했다. 본청 콜센터 팀장 제연희 서기관이 김천세무서장에 임명 된 것이다. '금녀의 성(城)'으로 여겨졌던 세무서장에 여성이 발탁 된 것은 국세청 내 여성지위 향상의 '시발점'으로 평가 됐다.  

 

국세청은 같은 해 8월에 들어서면서 말레지아, 라부안 등 조세피난처를 대상으로한 위장역외펀드 65개사와 변칙카드매출전표발행 업소 4천개를 특별세무조사 하므로써 일각의 대선을 앞둔 사회기강해이 분위기를 다잡았다.

 

2002년 12월 19일 실시 된 제 16대 대통령 선거에서 노무현 새천년민주당 후보가 당선됐다. '민권변호사 출신' '청문회 스타'로 각인 된 노무현 대통령 탄생은 정치 사회 모든 분야에 급변화를 담보하고 있었다. 국세청도 우선 청장이 바뀌는 것은 불문가지이고 누가 될 것이냐에 관심이 모아졌다.

 

 

노무현 대통령 단선이 확정 된 12월 20일부터 곧바로 미확인 국세청장 후보군(群)이 세정가에 나타나기 시작했다. 그 중에서 곽진업 국세청 차장과 봉태열 서울국세청장의 국세청장 하마평이 가장 무성했다. 그러다 2003년 2월 25일 노무현 대통령취임식 직후에는 '곽진업 국세청장'설이 더 급속히 퍼졌다. 부산국세청장을 지낸 바 있는 곽진업 차장을 노무현 대통령 고향 봉하마을 노건평 씨가 강력하게 민다는 소문이 무성했다. 그러나 노무현 대통령 취임 1주일만인 3월 3일 열린 뚜껑은 세간의 소문과는 전혀 달랐다. 이용섭 관세청장이 제 14대 국세청장에 내정 된 것이다. 

 

국세청장 내정과 관련된 미확인 소문 중 흥미를 가장 많이 자극했고, 신빙성이 있게 받아들여 졌던 것은 국세청장에 봉태열 서울국세청장이 내정됐다가 발표 하루 전날 '이용섭'으로 바뀐 내막이다. 노무현 대통령이 봉태열 서울청장을 국세청장에 내정하고 본인에게도 통보해 놓은 상황에서 발표 전날 밤 봉하마을 유력 인사가 청와대에 급전을 넣어 '봉태열은 절대 안된다'고 압박성 애걸을 했다는 것이다. 결국 봉태열 카드를 접을 수 밖에 없었고, 갑자기 내정자를 바꿔야 하는 급박한 상황에서 이용섭 관세청장이 '대타'로 발탁 됐다는 것이다.

 

'봉하마을'이 봉태열을 거부했던 것은, 국세청장으로 강력하게 밀었던 곽진업 국세청 차장이 구설에 휘말려 낙마한 데 따른 '분풀이'로 인식하는 사람이 많았다. 봉태열 서울청장이 경쟁자인 곽진업 구설수를 만든 것으로 의심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훗날 드러난 여러 정황들을 종합하면 '곽진업 구설'은 봉태열이 만들어 낸 게 아니라 봉하마을 유력인사가 모 언론사와 접촉하는 과정에서 나온 돌출발언 때문인 것으로 귀결됐다. <계속>

 

서채규 주간 <seo@tax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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