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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하기 2025.06.19. (목)

내국세

[연재]‘서울검찰청 앞에 내 얼굴 조각상이?’

-'나는 평생 세금쟁이-' (86)

 

 

필자가 사회에 나와서 나름대로 ‘나눔’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일해오다 보니 관공서와 각급 학교를 비롯해서 군부대나 민간단체까지 나눔에 대한 특강을 해달라는 경우가 많았다.

 

대부분의 공직자들은 은퇴하고 나면 홀가분하게 자기들만의 삶을 즐기면서 살아간다는데 필자의 경우는 뭔가 독특하다면서 그런 이야기들을 들려 달라는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필자는 4개의 공익 법인을 직접 운영하고 있는데다 다일 밥퍼 나눔운동본부 명예본부장 직책까지 겸하고 있으니 말이다. 필자의 사정이 이렇다 보니 이런 저런 이야기들이 검찰청에까지 알려진 것 같다.

 

그래서인지는 몰라도 2011년 11월, 서울 고등검찰청으로부터 현직 간부 검사들과 사회 각계 전문가로 함께 구성되는 항고심사위원회에 민간위원으로 추천하겠다는 연락을 받았다. 아마도 억울한 국민들의 편에 서서 객관적인 검찰 수사가 이루어지도록 하는 일종의 자문 역할인 것이다. 필자는 놀랬지만 차마 그것을 거절할 처지도 아니었다.

 

그런데 그것이 인연이 되어 정말 희한한 일이 벌어졌다.

 

이듬해인 2012년5월31일, 서울고등검찰청에서는 자기들만의 전용 청사 준공식 행사를 갖게 되었는데 당시 권재진 법무부 장관과 수도권 일선 검사장을 비롯한 많은 검찰 간부들이 참석했다.

 

영광스럽게도 필자도 항고심사위원 민간인 대표 자격으로 그 자리에 함께 하게 되었다.

 

특별히 그 행사에는 시민과 함께 한다는 검찰 모습을 상징적으로 나타내기 위해 새롭게 지은 청사 앞 잔디광장에다 청동으로 만든 특별 조형물을 설치했는데 영광스럽게도 필자의 얼굴이 거기에 함께 조형되어 있는 것이 아닌가? 너무나도 뜻밖이었다.

 

나중에 안 사실이었지만 필자가 뽑힌 것은 단순히 항고심사위원 민간인 대표로서가 아니라 그동안 늘 해왔던 나눔과 섬김의 활동들이 참작된 것 같았다.

 

검찰 당국에서 부족한 필자를 이렇게까지 격려를 해주다니 참으로 고맙고 감사했다. 필자는 지금도 잊지 않고 있다. 당시 서울고등검찰청 안창호 검사장(현재는 헌법재판관으로 재직 중)을 비롯한 검찰 관계자분들께 다시 한번 큰절 올리고 싶다. 그 덕택으로 필자는 몇년째 그 직책을 위촉받아 계속 관여해 오고 있다.

 

정말이지 그 분들과는 평소 아무런 친소 관계가 없는데도 불구하고 분에 넘치게 필자를 조형물로까지 새겨 주시다니….

 

그 후 어느 때인가 사랑하는 아내와 함께 그 곳에 들러 먼 훗날을 위해 기념사진도 찍어 두었다. 지금도 가끔 그 조형물 앞을 지날 때가 있는데 그 때마다 나는 마음을 새롭게 다지곤 한다. 그 무엇보다 그 일을 계기로 필자의 주업(主業)(?)도 달라졌다. 예전의 세금 일에서 ‘나눔과 섬김’의 일로….

 


 

 

 

 

서울고검 신청사에 마련된 청동구조물에는 조용근 이사장의 얼굴상이 새겨졌다.

그래서 틈만 나면 가까운 지인들이나 아니면 함께 하고 있는 석성 직원들과 함께 청량리 다일밥퍼 나눔운동본부에 가서 독거노인들과 노숙자들에게 밥을 퍼주기도 하고, 또 중증장애인들을 위해 사랑의 쉼터도 지어주고, 청소년들과 함께 독도탐방이나 백령도 1박2일 체험을 한다든지 해서 내 나름대로 생각하는 보람있는 일에 보다 많은 시간을 보내곤 한다.

 

그렇게 하다 보니 무엇보다 젊은 청년들이 좋아하는 것 같다. 비무장 철책선 근무를 하고 있는 전방의 젊은 장병들을 비롯해서 각급 학교에까지 ‘힐링 특강’ 아니면 ‘진로 특강’이라는 명분으로 와달라는 것이다.

 

그 때마다 나는 감사했다. 잘난 것 하나 없는 평생 세금쟁이인데도 보고 싶다고 하니….

 

여기에다 더 놀라운 것은 이태전쯤인가? 경기도 여주 교도소로부터 그곳에 있는 재소자들에게도 희망의 메시지를 전해달라는 것이었다. 솔직히 가슴에 손을 얹고 고백하지만 어느 면으로 보나 그들보다 깨끗할 것 하나 없는 필자에게….

 

나는 이런 일들을 겪을 때마다 “선한 일을 하면 할수록 더 큰 선한 일이 닥쳐오더라”라는 내 나름대로의 진리를 깨닫게 되었다. 2014년 1월경 또 하나의 기적이 나에게 다가왔다. 서울 은평구에 있는 서울기독대학교로부터 갑자기 필자에게 ‘명예박사’ 학위를 주겠다는 연락이 온 것이다. 그것도 일반 학문도 아닌 신학(神學)으로…. 명예박사 추천사유도 정말 희한했다. 필자가 하고 있는 나누고 섬김의 일들이 오늘날 기독교 신학(神學)이 추구하고 있는 실천(實踐)신학 이념에 꼭 들어맞는 것이란다.

 

필자는 진정으로 고백한다.

 

“나의 나된 것은 전적으로 하늘의 도움이다”라고….

 

<계속>-매주 水·金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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