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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하기 2024.05.17. (금)

초일류 관세행정…인사는?

“현장행정을 그토록 강조하면서도 정작 비고시 출신의 국장이 한손에 꼽히는 지금의 고공단 인력풀이야말로 허울에 불과하다는 증좌다.”

 

“인생 한방이라는 말이 여실히 실현되는 곳이야말로 공직사회다. 30여년이 넘는 공직경험도 젊을 적 행시 합격에 비할바가 못된다.”

 

오는 4월로 예정된 관세청 고공단 승진인사를 앞두고 일선 세관가에서 비고시 출신 직원들의 격분이 거세게 일고 있다.

 

3월 현재 관세청 고공단 직위는 청·차장(행시)과 공석 중인 본청 통관지원국장 직위를 제외하면 총 15석이다.

 

이 가운데 행시 출신 국장은 12명이며, 비고시 출신(세대1명·7급 공채 2명)은 3명이다.

 

행시 출신이 비고시에 비해 무려 4배 이상 고공단 직위를 점유하고 있는 셈으로, 관세청 전체 직원 4천700명 가운데 1%를 넘기고 있는 행시출신 비율을 감안하자면 간과할 수 없는 고위직 독점현상이다.

 

이런 탓에 세관가 비고시 출신 직원들 사이에선 보이지 않는 유리벽을 깨부셔야 한다는 목소리가 일고 있으나, 이마저도 유리벽이 콘크리트 벽으로 인식되는 순간 허탈감과 함께 분노마저 토로하는 일이 늘고 있다.

 

관세청 某 관계자는 “같은 기수 또는 윗·아래 행시기수가 몰려 있는 등 부득이한 경우라면 모르겠으나, 지금과 같은 구도 하에선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행시 출신 국장들의 기수를 살피면 26회부터 38회까지 스펙트럼이 넓은 상황으로, 그 틈바구니에서 비고시 출신들이 설 곳 없다는 현상을 어떻게 보아야 할지 난감하다.

 

이에 대해 행시 출신 퇴직 관리자는 “과거에도 행시출신들의 고위직 진출이 결코 덜하지는 않았지만, 나름 비고시 출신에 대한 안분이 있었다”며 “조직원들에게 긴장감과 희망을 불어넣기 위해선 무엇보다 배려를 바탕에 둬야 한다”고 조언했다.

 

잠깐 눈을 돌려 이웃한 세정기관인 국세청 또한 이와 유사한 고공단 인력풀을 운영해 왔으나, 지난해 취임한 임환수 국세청장이 ‘출신지역과 임용구분에 상관없이 ‘능력과 평판에 의한 승진인사’를 다짐한 이래 빠르게 균형인사가 구현되고 있다는 세정가의 평가를 받고 있다.

 

국내는 물론, 외국 유수의 기관으로부터 선진관세행정을 구현하고 있다고 평가받는 관세청이 유독 고위직 인사에서만 제자리를 걷는 모양새를 하루 빨리 털어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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