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팀 주전 골키퍼 후보인 김진현(28·세레소 오사카)과 김승규(25·울산)가 팀 전체를 위해 선의의 경쟁을 벌이겠다고 말했다.
김진현과 김승규는 4일 오후 6시(한국시간) 시드니 퍼텍 경기장에서 열린 사우디와의 평가전에서 전반과 후반 각각 골문을 나눠 지키며 한국의 2-0 무실점 승리를 이끌었다.
먼저 울리 슈틸리케(60) 감독의 선택을 받은 쪽은 김진현. 그는 선발로 출전해 전반 45분을 뛰었다.
전반 중반 이후 한국이 수세에 몰린 상황 속에서도 김진현은 실점을 허용하지 않았다.
특히 전반 28분 사우디의 공격수 나와프 알 아비드(25·알 힐랄)의 감각적인 오버헤드킥을 막아낸 장면은 김진현이 왜 슈틸리케 감독의 신임을 얻고 있는지를 설명했다.
김진현은 "오늘 팀이 이겨서 기쁘다. 2015 호주아시안컵을 앞두고 치른 마지막 경기에서 승리한 만큼 이 분위기를 이어서 계속 승승장구 했으면 좋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전반전 선보인 선방에 대해 그는 "팀을 위해 골키퍼가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라며 "오늘 한 경기로 모든 것이 끝나는 것이 아니다. 아시안컵은 이제부터 시작이고 우리는 앞으로도 계속 이겨야 한다. 특히 토너먼트 단계부터는 한 번 지면 모든 게 끝나기 때문에 내 선발 출전이나 선방 내용에 대한 의미를 따지기 보다는 팀의 승리에 더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정성룡(30·수원), 김진규와의 경쟁은 피할 수 없다. 김진현은 화합을 강조했다.
그는 "나나 (정)성룡이형이나 (김)승규 모두 자신이 돋보이기 위해 뭔가를 하려고 하기보다는 팀을 먼저 생각하고 있다"며 "골키퍼들끼리 평소 대화를 많이 나눈다. 누가 경기에 출전하든 이길 수 있도록 진심으로 응원해주고 있다. 오늘 승규가 나갈 때도 그랬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아시안컵과 오만전이 얼마나 중요한지 모두 잘 알고 있는 만큼 멋진 경기력으로 팬들에게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후반전 골키퍼 장갑은 김승규가 꼈다. 김진현의 경기력이 나쁘지 않았지만 골키퍼들의 컨디션을 두루 점검해보려는 슈틸리케 감독의 의지가 엿보였다.
김승규 역시 후반 38분과 40분 골과 다름없는 실점 위기에서 슈퍼세이브를 선보이며 이름값을 톡톡히 했다.
경기를 마친 김승규는 "오늘 활약에 대해 좋은 평가를 해주는 건 감사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아쉬운 경기였다"며 "팀은 이겼지만 바람의 영향으로 인해 몇 차례 킥 실수를 했다. 그로 인해 경기 흐름을 끊었다. 반성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 "아직 주전이 누군지 알 수 없다. 성룡이형이 이번 경기에 나서지 못한 것은 부상으로 훈련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훈련만 받았다면 누가 나왔을지 모른다"며 "진현이 형은 내가 17세 청소년 대표 때 19세 대표에 있어서 많이 봤다. 일본 J리그에서도 좋은 골키퍼로 소문이 나 있다. 발기술이 좋은 형이다. 같이 훈련을 할 때마다 많은 것을 보고 배우고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경쟁이 심하다고 해서 경기 전 김봉수 골키퍼 코치님이 특별히 주문하는 것은 없다. 그저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신다"며 "이제 1경기가 끝났다. 오만전에 맞춰 선의의 경쟁을 하고 궁극적으로는 팀을 위해 하나가 돼 대회 준비를 잘 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날 7000여 명의 교민 앞에서 경기를 펼친 소감을 묻자 김승규는 "지난해 첫 경기를 웨스턴 시드니와 이곳에서 했다"며 "오늘은 그때와 분위기가 많이 달랐다. 홈에서 경기를 하는 것만큼 응원을 많이 해주셔서 많이 힘이 됐다"고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