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기 안에서 거래가 정지된 신용카드로 면세품을 다량으로 구입해 시중에 유통시킨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총책 조모(37)씨를 사기 혐의로 구속하고, 설모(31)씨 등 구입책 10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7일 밝혔다.
경찰은 또 이들이 사들인 면세품을 납품받아 판매한 수입상가 업주 홍모(41)씨를 장물취득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조씨 등은 지난해 1월부터 올해 1월까지 거래가 정지된 신용카드를 이용해 기내에서 화장품 등 면세품을 다량으로 구입한 뒤 시중에 유통시켜 1억8000만 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결과 이들은 기내에서는 신용카드 사용정지 여부 등을 조회할 수 없다는 점을 악용해 이 같은 짓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총책 조씨는 대출 관련 인터넷 카페에 '신용불량자와 정지된 카드 소지자를 뽑는다'는 구인광고를 한 뒤 신용불량자 등을 구입책으로 모집한 것으로 밝혀졌다.
구입책들은 기내에서 사용이 정지된 신용카드로 화장품 등 면세품을 구입해 총책에게 건넨 뒤 구매금액의 30%를 수수료 명목으로 받았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 관계자는 "총책 조씨는 구입책들에게 일본이나 홍콩 등 가격이 저렴한 왕복 항공권과 면세품 구매목록을 나눠줬다"며 "기내에서는 카드사 전산망과 연결돼 있지 않아 사용정지 여부 등을 곧바로 조회할 수 없다는 점을 악용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