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준 새누리당 경선후보가 '인사 해프닝'을 겪었다. 박근혜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최병렬 전 한나라당 대표를 영입했다고 발표했지만 최 전 대표가 이를 부인한 것이다.
정 후보는 2일 최 전 대표가 캠프 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았다고 밝혔다가 최 전 대표가 부인하자 '고문'으로 직책을 수정해 다시 발표했다. 하지만 최 전 대표는 이마저도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캠프의 '얼굴'에 해당하는 중책 인선을 놓고 혼선을 빚으면서 정 후보의 입장은 난처해졌다는 평가다. 경쟁자인 김황식 후보를 둘러싼 '친박(친박근혜계) 지원설'에 대응하기 위해 '박심(朴心) 끌어안기'를 시도했다가 악재에 직면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정 후보 캠프는 이날 최 전 대표가 캠프의 선대위원장을 맡았다고 공식 발표했다. 하지만 최 전 대표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를 부인하면서 해프닝이 시작됐다.
양측의 엇갈리는 입장은 정 후보의 발언으로 정리되는 듯 했다. 정 후보는 일정 진행 중 기자들과 만나 "(최 전 대표를) 모시기로 한 게 맞다. 제가 여러번 뵀다"며 기존 발표를 고수했다.
그러나 최 전 대표는 정 후보의 '확인 발언'도 부인했다. 그는 뉴시스와 통화에서 정 후보의 입장에 대해 "나는 모르는 일"이라며 "무슨 소리인지 모르겠다"고 밝혔다.
혼선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정 후보 측은 "후보가 최 전 대표와 만나 도와달라고 했다"며 "구체적으로 어떤 직을 맡을지에 대해서는 서로 이해가 잘못 이뤄진 것 같다"고 말했다. 아울러 보도자료를 내고 최 전 대표가 선대위원장 대신 고문을 맡기로 했다고 수정 발표했다.
최 전 대표는 이마저도 부인했다. 그는 통화에서 "또 발표가 바뀌었느냐"며 "앞으로 (선거와 관련해) 아무것도 안 할 것"이라고 했다. 지지표명도 어려운 것이냐는 질문에도 그는 "그런 것 안 한다. 제가 그런 것을 하겠느냐"고 밝혔다.
두 차례의 걸친 정 후보의 공식 발표를 모두 뒤집은 것이다. 결국 최 전 대표의 보좌관이 오후 10시40분께 문자 메시지를 통해 "선대위의 어떤 직책도 맡을 의사가 없음을 밝혔다"고 하면서 상황은 마무리 됐다.
'접촉 시점'을 놓고도 양측은 엇갈린 발언을 했다. 최 전 대표는 고문직 수락 여부와 관련, "저와 얘기가 없었으니 저는 모른다. 지금 아파서 집에 누워있다"며 "전에 오고가며 이런 저런 얘기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지금과는 전혀 다르다"고 했다.
반면 정 후보 측은 "후보가 박정희 전 대통령 가옥 방문 뒤 오늘(2일) 오후에도 최 전 대표와 직접 만났다"며 "처음에는 선대위원장직을 수락했지만 이후 건강을 이유로 고사해서 오후에 만나 고문직을 제안했더니 받아들이겠다고 했다. 갑자기 왜 그러는지 모르겠다. 더이상 할 말이 없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해프닝을 두고는 다양한 관측이 나온다. 김 전 대표가 가족들의 만류로 입장을 선회했다는 설과 함께 친박계가 캠프행을 막았을 것이라는 시각도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