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부산 KT가 베테랑 송영진의 만점 활약을 앞세워 인천 전자랜드를 따돌리고 4강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KT는 20일 인천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전자랜드와의 2013~2014 KB국민카드 프로농구 6강 플레이오프(5전3선승제) 최종 5차전에서 포워드 송영진의 활약에 힘입어 79-57로 승리했다.
이로써 KT는 시리즈 전적 3승2패로 정규리그 1위 창원 LG가 기다리고 있는 4강 플레이오프(5전3선승제)에 진출했다. 양 팀의 1차전은 22일 오후 2시 창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다.
KT의 송영진은 이날 3점슛 3개를 포함해 16점(6리바운드)을 올리며 승리의 주역이 됐다. 영양가 만점이었다. 초반 기싸움과 전자랜드의 추격을 뿌리칠 때마다 송영진이 등장했다. 외국인선수 후안 파틸로(22점 8리바운드)와 아이라 클라크(12점 5리바운드)도 제몫을 했다.
전자랜드는 에이스 정영삼이 1쿼터에 발목 부상으로 나가면서 꼬였다. 공수에서 밸런스를 잃었고, 믿었던 주장 리카르도 포웰(18점)마저 지나치게 흥분해 경기를 그르쳤다.
포웰이 올린 18점은 점수 차가 크게 벌어진 뒤에 나온 것으로 큰 의미가 없다.
KT는 클라크가 초반 연속으로 8점을 올리며 골밑 싸움에서 우위를 점했다. 전자랜드의 수비가 골밑으로 쏠리자 자연스레 외곽이 비었다.
송영진이 이 틈을 놓치지 않았다. 송영진은 1쿼터에서 3점슛 2개를 꽂았다.
전자랜드는 2쿼터에 찰스 로드를 투입해 변화를 줬지만 결과적으로 악수가 됐다. 무리한 플레이로 오히려 해를 끼쳤다. 점수 차가 벌어지면서 무리한 슛도 이어졌다.
전자랜드는 2쿼터에서 종료 2분30초 전까지 단 1점도 올리지 못했다. 이 쿼터에서 올린 점수는 6점.
이에 반해 KT는 19점을 쓸어 담으며 기세를 올렸다. 파틸로가 공격을 이끌었고, 올 시즌 잠잠했던 김현중이 알짜 가로채기 2개와 3점슛으로 전자랜드의 혼을 빼놨다.
전자랜드는 발목 부상으로 나간 정영삼의 부재가 컸다. 뻑뻑한 공격은 자연스레 슛 난조로 이어졌다. 전자랜드의 전반 필드골 성공률은 31%에 불과했다. KT는 52%. 3점슛은 무려 50%였다.
KT는 전반에 39-22로 크게 앞섰다.
전자랜드가 3쿼터 초반 풀코트 프레스를 비롯해 강력한 압박으로 KT로 넘어간 분위기를 가져오는데 집중했지만 역부족이었다.
파틸로를 막지 못했고, 이번에도 3쿼터 4분7초를 남기고 송영진에게 뼈아픈 3점포를 얻어맞았다. 3쿼터에서 파틸로가 10점, 송영진이 8점을 책임졌다.
사실상 전자랜드의 추격 의지에 찬물을 끼얹는 중요한 득점이었다. 전자랜드는 전의를 상실했다.
전창진 KT 감독은 "1~4차전을 돌아보면서 잘되지 않은 구성으로 해보자고 했는데 그게 초반이 잘 풀리면서 리드를 할 수 있었다"고 했다.
LG와의 4강 플레이오프에 대해선 "상대가 어린 선수들이다. 역으로 생각한다면 우리는 편할 수 있고, LG는 부담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패한 전자랜드와 유도훈 감독을 향해선 "유 감독의 끈질긴 승부욕에 상당히 많은 것을 배웠다. 전자랜드 선수들도 열심히 잘 했는데 오늘 정영삼이 부상을 당하면서 아깝게 됐지만 박수를 보내주고 싶다. 우리가 좋은 팀을 이겼다는 사실이 기쁘다"고 했다.
유도훈 감독은 "오늘로서 전자랜드의 시즌이 끝났다. 선수들이 누구보다 열심히 한 사실을 잘 알고 있다"며 "선수들이 또 숙제를 안았다는 사실에 좋은 시즌이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4강에 오르지 못해 팬들에게 죄송하다"는 말도 빼놓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