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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하기 2025.06.15. (일)

경제/기업

SK·한화, 사외이사 비중 확대…"동전의 양면"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각각 이름을 올리고 있는 모든 계열사 등기이사직에서 물러난다.

SK그룹은 또 계열사 사외이사 비중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SK는 4일 최 회장이 SK㈜, SK이노베이션 등 모든 관계사 등기이사직에서 사임하겠다는 뜻을 각 사 이사회에 밝혔다고 발표했다. 최 회장이 사퇴한 대부분의 계열사 등기이사직에 후임 사내이사를 선임하지 않고, 사외이사 비중을 확대한다는 것이 그룹 측의 방침이다.

한화는 오는 21일 주주총회를 열고 황의돈 전 한미연합사 부사령관,서울고등법원 판사 출신인 강석훈 법무법인 율촌 변호사 등 3명을 ㈜한화 사외이사로 새롭게 선임한다고 공시했다.

시장에서는 경영진의 독단적인 의사결정을 견제하고 경영 효율성을 높일 수 있어 긍정적이라는 반응과 함께 독립성과 전문성 보다는 기존 경영진이나 최대주주와 친분이 있는 사외이사를 선임한다면 '로비스트'에 그칠 것이라는 우려가 공존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일단은 긍정적이라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경제개혁연대 관계자는 "사외이사 본연의 임무는 외부 전문가로서 회사 경영에 참여해 의사결정의 투명성을 높이는 것"이라면서 "이런 측면에서 (SK나 한화 그룹이)다양한 의견에 귀 기울이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정재규 한국기업지배구조원 연구조정실장은 "전체 이사회에서 일정 수 이상의 사외이사가 포진돼 있으면 이사회 내 전문위원회를 원활하게 구성해 운영할 수 있다"며 "전문위원회에서 회사 경영과 관련해 좀 더 전문적이고 심층적인 논의가 이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도 상법, 금융 관련 법상 기업에 대해 사외이사 비중을 높이는 것을 권장하고 있다. 최근 개정된 관련 법령에 따르면 이사회 구성원 중 사외이사 비율은 기존 '2분의 1 이상'에서 '과반수'로 바뀌었다.

사외이사 비중 확대가 실제 경영 효율성 향상으로 이어지려면 기업이 독립성과 전문성을 갖춘 사외이사 선임에 힘써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전문성 보다 대관 업무에 유리한 군인, 검찰 등 전직 관료 출신을 사외이사로 선임, 사외이사가 사실상 경영진에 대한 견제 기능보다 대정부 업무를 매끄럽게 하는 '로비스트'에 그칠 수 있다는 것.

정 실장은 "기업이 전문성을 근거로 사외이사를 선임한다고 하나 경우에 따라 사외이사가 기존 경영진이나 일부 최대주주와의 드러나지 않는 밀착 관계로 인해 '체크앤밸런스'(감시와 균형)기능을 다하지 못하고 경영진의 뜻에 동참하기만 하는 형식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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