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흥국의 경기 둔화와 스마트폰과 태블릿 성장의 감소로 올해 전세계 IT 시장 규모가 당초 예상보다 줄어들 전망이다.
IT 시장 분석 및 컨설팅 기관인 IDC는 최근 아시아·태평양 지역, 중부 및 동부 유럽과 중동, 아프리카 지역의 IT시장 성장 전망을 낮추면서 전세계 시장 성장 전망도 당초 5%에서 4.6%로 하향 조정했다고 11일 밝혔다.
통화 가치 하락 및 인플레이션으로 올 상반기 많은 신흥 시장 경제의 기업신뢰도가 저해되고, 최근 2~3년간 이어진 모바일 기기의 폭발적인 성장세도 둔화될 것으로 보인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IDC는 환율 변동성이 올해 전 세계 공급업체들의 IT 매출에 강한 영향력을 발휘할 것으로 전망했다.
달러가 올해 내내 강세를 보일지 예단하기는 이르지만, 양적완화(QE) 조치의 점진적인 축소를 시작하고 있는 연방준비제도(FED)의 결정은 분명 올 상반기에 강력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는 것. 이는 어닝 시즌 동안 IT 벤더들에게 변동성을 유발할 뿐만 아니라, 주요 신흥 시장에서 경제 불안을 야기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반면 IDC는 전반적인 산업 성장은 둔화되겠지만, 미국과 서유럽 등 성숙 시장 기업들에서 미뤄졌던 인프라 업그레이드 및 교체 투자 움직이 시작되면서 일부 분야 지출은 활발하게 일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PC 시장의 경우 기업용 출하량이 개선되며 잠시 안정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됐다. 또 하드웨어 투자 증가가 IT 서비스 매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면서 IT 서비스 지출은 지난해 3% 성장에서 올해 4% 성장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기업용 소프트웨어 지출은 올해도 전반적인 강세가 예상되는 가운데 6~7%의 성장률이 기대된다. 모바일 폰을 제외한 전세계 IT 지출은 지난해 2.9%에서 올해 3.4%로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스티브 민턴 IDC 글로벌 테크놀로지 및 산업 리서치 연구그룹 부사장은 "지난해 말 역대 처음으로 연간 글로벌 IT 지출이 2조 달러 규모를 넘어선 가운데 하드웨어 지출은 1조 달러를 넘어섰다"며 "올해는 모바일 디바이스 단독으로 1조 달러대를 넘어서고, 소프트웨어에서는 4000억 달러를 넘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