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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하기 2025.06.18.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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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치2014]'악!' 부상에 꿈 접은 스타들

큰 대회를 앞둔 선수들의 가장 큰 적은 부상이다. 예기치 못한 악연을 피하지 못한다면 4년 간 갈고 닦은 기량을 펼칠 기회가 순식간에 사라질 수밖에 없다.

'스키 여제'이자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39)의 연인인 린지 본(30·이상 미국)은 부상으로 소치동계올림픽 출전이 무산된 대표적인 케이스다.

전 세계적으로 높은 인기를 구가하던 본의 부재는 소치올림픽 흥행에도 적지 않은 악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본은 국제스키연맹(FIS) 월드컵에서 59차례나 정상에 오르며 여자 알파인 스키의 독보적인 존재로 자리매김했다. 2008년부터 3년간 세계랭킹 1위를 고수했고 2010 밴쿠버동계올림픽에서는 활강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본의 앞길을 가로 막은 것은 부상이다. 본은 지난해 2월 세계선수권대회 슈퍼대회전 경기 중 넘어지면서 오른 무릎 인대 파열 부상을 당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올림픽 출전에는 큰 문제가 없어 보이던 본은 11월 활강 훈련 중 전복 사고를 당해 인대 재파열이라는 불운을 겪었다.

올림픽 3개월여를 앞두고 찾아온 청천벽력 같은 소식에 본은 "마지막까지 싸우겠다"고 의지를 다졌지만 끝내 대표팀 유니폼을 반납해야 했다.

본은 설원을 누비는 대신 마이크를 잡고 올림픽 무대에 뛰어들 예정이다. 본은 미국 NBC 스포츠 뉴스를 통해 생생한 대회 소식을 팬들에게 전할 생각이다.

본은 지난달 페이스북을 통해 "긍정적으로 보면 나의 팀 동료 중 한 명이 금메달에 도전할 수 있게 된 것"이라면서 "올림픽에 출전하는 모든 선수들을 응원할 것이다. 특히 미국을 응원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중국 쇼트트랙대표팀의 에이스 왕멍(29) 또한 부상에 발목을 잡혔다. 왕멍은 지난달 16일 대표팀 훈련을 소화하던 중 오른 발목 골절상을 입었다. 올림픽에서만 4개(2006토리노대회 여자 500m·2010밴쿠버대회 500m·1000m·3000m계주)의 금메달을 목에 건 왕멍의 이탈로 중국 대표팀은 비상이 걸렸다.

그동안 숱한 국제대회에서 왕멍에게 눌렸던 한국에는 반가운 소식이다. 한국의 에이스는 여고생 심석희(17·세화여고)다. AP통신은 지난달 29일 각국의 동계올림픽 예상 성적을 보도하면서 심석희가 왕멍이 빠진 여자 1000m와 1500m·3000m계주 금메달을 따낼 것으로 내다봤다.

김연아(24)와의 친분으로 국내 팬들에게도 익숙한 밴쿠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남자 싱글 금메달리스트 에반 라이사첵(29·미국)은 부상 장기화로 올림픽 출전을 포기했다. 라이사첵은 8월 입은 엉덩이 부상에서 회복하지 못했다. 그는 "이대로 선수 경력을 마칠 수 없다"면서 반드시 링크에 다시 서겠다고 다짐했다.

그래도 라이스 소우자(26·브라질)보다는 상황이 낫다.

동·하계올림픽을 모두 경험하겠다는 일념 한 가지로 굵은 땀을 흘리던 소우자는 생사의 기로에 섰다. 소우자는 지난달 28일 미국 유타주 파크 시티에서 스키를 타던 도중 나무와 충돌해 크게 다쳤다. 그는 올림픽 출전은 물론 생명까지 위태로운 상황인 것으로 전해졌다.

브라질대표팀 주치의에 따르면 소우자는 팔과 다리에 감각을 잃어 스스로 손발을 움직일 수 없다. 설상가상으로 횡격막을 조절하는 신경과 숨 쉬는 것을 돕는 복부 근육까지 손상되면서 인공호흡기에 의존하고 있다.

소우자는 2004년 아테네올림픽과 2008년 베이징올림픽 등 두 차례 하계올림픽을 경험한 특이한 경력을 갖춘 선수다. 브라질체조대표팀 소속으로 하계올림픽을 누볐던 소우자는 6개월 전 스키에 입문, 이번 올림픽에서는 프리스타일 스키 에어리얼에 나설 예정이었다.

국내에서도 부상에 날개가 꺾인 사례가 등장해 팬들의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남자 쇼트트랙 노진규(22·한체대)는 지난달 왼 팔꿈치 뼈 골절상으로 소치행의 꿈을 접었다.

노진규는 지난해 9월 몸에 종양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도 꿈에 그리던 올림픽 출전을 위해 치료를 미뤘던 터라 보는 이의 마음을 더욱 아프게 했다. 노진규는 대표선발전에서 3위에 그쳐 2명이 나서는 개인전 출전은 불가능했지만 5000m계주에서는 동료들과 함께 할 계획이다.

노진규는 골절 수술 과정에서 종양이 악성이라는 판정을 받았다. 뼈 암의 일종인 골육종으로 노진규는 곧바로 수술대에 올랐다. 다행히 수술이 성공적으로 끝나면서 트랙에 다시 설 수 있는 여지를 남겨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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