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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하기 2025.07.06.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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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갑 주워 지구대 찾은 당돌한 초딩…경찰서장 표창

"경찰아저씨, 이거 주웠는데 돈 많이 들어있어요"

지난 6일 오후 2시께 부산 남구 대연지구대 문이 열리더니 초등학생 1명이 들어와 또랑또랑한 목소리로 "지구대 앞 횡단보도에서 주웠다"며 여성용 지갑 1개를 내놓았다.

이 지갑에는 현금 40만원과 상품권 등이 들어 있었다.

지갑을 주워 지구대로 들고 온 학생은 남천초등학교 4학년에 재학 중인 김태호 군.

김군은 경찰에게 지갑을 건네고는 "학원을 가야하니, 주인을 찾아달라"고 몇마디 던지곤 쿨하게 지구대를 나섰다.

당돌한 아이의 모습에 넋을 잃고 있던 경찰들은 이내 김군을 붙잡아 놓고 지갑에 들어있던 신분증을 토대로 주인을 찾기 위해 이리저리 전화를 돌렸다.

그 사이 경찰에 발목을 잡힌 아이는 지구대 소파에 떡하니 엎드리더니 자리를 잡고 책을 꺼내 영어숙제를 하기 시작했다.

지구대에서 근무 중이던 경찰관들의 얼굴에는 옅은 미소가 번졌다.

이어 경찰은 지갑 안 신분증에 기재된 주소지인 아파트 관리실에 전화해 지갑의 주인을 찾았다. 하지만 지갑 주인은 바로 지구대를 찾을 수 없는 상황.

지갑 주인은 경찰에 "지금 당장은 찾으러 가지 못한다"면서 "대신 지갑에 있는 2만원을 김군에게 용돈으로 주고 고맙다는 인사를 꼭 전해달라"고 부탁했다.

선행을 하고 용돈까지 챙긴 김군은 경찰관들에게 "감사합니다"라고 인사하고 신나게 지구대를 나섰다.

다음날 지구대를 찾아 잃어버린 줄 알았던 지갑을 찾은 주인은 김군에게 전화를 해 감사인사를 전했다.

경찰은 김군이 다니는 학교에 전화를 해 교무주임에게 "태호 군을 많은 친구들이 보는 앞에서 크게 칭찬해주고 안아달라"고 부탁했다. 그러자 교무주임은 "꼭 칭찬하고 상도 주겠다"고 답했다.

이 사연은 부산경찰청 페이스북, 트위터 등 SNS를 타고 삽시간에 퍼지면서 인기를 끌고 있다. 페이스북에서는 21일 오후 6시30분 현재 8만여 명이 '좋아요'를 눌렀고 댓글을 통해 "나도 저런 아들 낳고 싶다" "김태호 어린이 최고" "기특한 아들래미 둔 부모는 흐뭇하겠어요" 등 칭찬글을 아끼지 않았다.

이에 부산 남부경찰서는 김군에게 서장 표창을 수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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