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189개국의 납세환경 편의성을 평가한 결과, 우리나라는 189개국 중 25위를 기록해 지난해보다 5단계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세계은행과 PwC는 최근 전세계 조세제도 및 납세환경에 대한 연례보고서인 'Paying Taxes 2014'를 공동 발간했다고 19일 밝혔다.
이 연례보고서는 전세계 189개국의 세제를 비교해 납세환경의 편의성과 기업들의 조세부담률을 기준으로 국가별 순위를 정하는 보고서다.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납세환경 평가대상 189개국 중 25위를 기록했다. 이는 2004년 평가가 시작된 이후 가장 높은 순위다.
이번 순위 상승은 신고납부에 소요되는 시간의 지표가 작년 평가 때보다 개선됐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국세와 지방세 및 통합된 4대 사회보장세 납부를 위해 도입된 온라인시스템 기술이 발전했고 이를 활용하는 납세자 수가 급격히 증가함에 따라 신고납부 시간이 작년의 207시간보다 20시간 단축된 것으로 조사됐다.
한편 우리나라의 실효세율은 27.9%로 지난해 평가 때보다 1.9% 포인트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효세율은 법인세 등 기타 제세와 기업들이 부담해야 하는 준조세 성격의 부담금이 기업의 세전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으로 기업들의 총조세 부담률을 뜻한다.
납세환경평가 결과, 1~5위는 아랍 에미레이트, 카타르, 사우디아라비아, 홍콩, 싱가포르로 지난해 평가와 변동이 없다. 주요국 순위는 미국이 64위(지난해 69위), 호주 44위(48위) 일본 140위(127위), 중국 120위(122위)로 나타났다.
지역별 특성을 보면, 북미 국가들의 경우 광활한 지역만큼 세제도 매우 다르지만 전자신고납부제도를 잘 활용하고 있다는 점에선 차이가 없다.
아시아 태평양 국가들은 아직까지 소득세(profits tax)가 조세부담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고용관련세는 다른 지역들과 마찬가지로 비중이 증가하고 있는 반면 신고납부 부담은 가장 적은 세목이다.
중남미와 카리브해 지역은 고용관련 신고납부 부담이 법인세의 거의 두 배이며 소득세가 총 조세 부담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아프리카는 항상 실효세율이 가장 높은 지역이었으며 전자신고납부제도가 도입되지 않은 반면 중동국가들은 행정부담이 가장 적은 지역으로 조사됐다.
동유럽은 세제개혁이 가장 활발한 지역으로 과거 9년간 세목 건수와 신고납부시간이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으며 조세부담률도 중동 지역 다음으로 큰 폭의 감소를 기록했다.
삼일회계법인 조세본부 고성천 부대표는 "Paying Taxes는 가상의 중소기업이 평균적으로 부담하는 세목과 조세부담률 및 신고납부시간을 바탕으로 국가별 납세환경을 정량적으로 측정하는 평가지만, 해외투자나 해외시장 확장을 계획하는 기업들에게 세계 각국의 실효세율 및 납세행정 부담과 관련해 국가별 최신 트렌드와 벤치마킹에 유용한 정보를 제공한다"고 말했다.
Paying Taxes 2014에 따르면, 최근 각국 정부들은 세수 확보와 성장 촉진이라는 두 가지 과업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다양한 정책을 도입하고 있다.
전세계 14개 국가의 경우 기업의 총조세 부담(액)이 크게 가중된 반면, 또 다른 14개 국가는 조세부담 경감 조치를 취했다.
Paying taxes 연구를 9년 전에 시작한 이래, 총 조세부담 중 법인세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속적으로 감소한 반면, 고용관련 세부담은 훨씬 안정적인 추세를 보임으로써 오늘날 고용관련세가 총 조세 부담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신 보고서의 주요 결과를 보면, 2012년 전세계 중소기업들이 평균적으로 부담하는 세목은 26.7가지, 실효세율은 43.1%, 신고납부시간은 268시간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04년에 비해 조세 부담률은 9%, 신고납부시간은 55시간(7일), 세목건수는 7건이 감소한 것이다.
삼일회계법인 조세본부 박수환 대표는 "비즈니스 글로벌화, 세수입을 놓고 벌어지는 각국 정부의 경쟁, 기업의 브랜드, 소프트웨어, 노하우 등 무형자산이 차지하는 비중의 증가와 같은 국제조세환경의 변화에 부응하도록 전세계 조세제도가 개편될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Paying Taxes 보고서의 공동발행인인 PwC는 전세계 158개국에서 18만여명의 전문가들이 회계감사와, 세무자문, 경영자문 및 기업금융과 거래에 대한 전문 서비스를 제공하는 세계 최대의 컨설팅그룹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