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액의 공금을 빼돌려 구속된 경남 통영 사량수협 간부 직원의 범행 윤곽이 드러났다.
통영해양경찰서는 12일 중간 수사 프리핑에서 사량수협 유통판매과장 A(40)씨의 범행은 마른멸치 판매사업 손실을 메우기 위해 빌려 쓴 사채 빚 5억원이 발단이 됐다고 밝혔다.
A씨는 사채 이자가 불어나는데다 돌려막기가 여의치 않아지자 지정 중도매인과 짜고 마른멸치를 매입한 것처럼 허위 전표를 작성해 공금을 빼돌렸다.
이 같은 방법으로 2009년 1월부터 올해 3월까지 모두 190억원을 유용했다고 해경은 설명했다.
공금은 이들 중도매인 계좌를 거쳐 차명계좌로 재입금 받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빼돌린 돈 중 100억원 상당은 범행이 발각되는 것을 막기 위해 매출금 및 이익금 명목으로 매월 일정하게 입금시켰다.
A씨는 개인적으로 사용한 금액만 90억원으로 이 중 현재까지 75억원의 사용처가 확인됐다.
그는 통영과 대구, 여수 등지에서 아파트 6채를 구입하는 데 22억원을, 에쿠스 차량구입과 벤츠 등 외제승용차 7대 리스비용으로 5억원을 각각 사용했다.
또 3억원 상당의 명품 시계 17점을 구입한데 이어 개인 카드사용 대금으로 5억원을 사용하는 등 호화생활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지난 5년간 범행을 감추기 위해 매달 빌려 쓴 사채 이자 비용으로만 40억원을 탕진했다고 해경은 밝혔다.
나머지 15억원에 대한 사용처는 아직까지 확인되지 않고 있다.
이정석 통영해경 지능수사계장은 "차명계좌가 100여 개에 달해 돈에 대한 흐름을 파악하는데 다소 시간이 걸린다"며 "지금까지 수한 결과로 미뤄 사고 규모가 더 커질 수도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