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베어스가 준플레이오프에서 극적인 '역스윕'을 펼치면서 13년 만에 '잠실 라이벌'이 가을잔치에서 격돌하게 됐다.
두산은 14일 목동구장에서 벌어진 2013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 5차전에서 8-5로 승리, 플레이오프 진출에 성공했다.
준플레이오프 1, 2차전을 내리 내주며 벼랑 끝에 몰렸던 두산은 홈에서 벌어진 3, 4차전을 잇따라 잡은 뒤 5차전까지 승리, 역스윕을 달성하며 플레이오프에 올랐다.
이로써 플레이오프는 '한 지붕 두 가족'의 맞대결로 이뤄지게 됐다.
LG와 두산이 가을잔치에서 '잠실 덕아웃 시리즈'를 펼치는 것은 2000년 플레이오프 이후 13년 만이다. 7전4선승제로 진행된 당시 플레이오프에서 두산이 LG를 4승2패로 물리치고 한국시리즈에 올랐다.
체력에서는 단연 LG가 우위다.
정규시즌 마지막 날인 5일까지 두산, 넥센과 2위 싸움을 벌인 LG는 극적으로 플레이오프 직행 티켓을 따내 정규리그가 끝난 이후 계속해서 휴식을 취했다. LG는 구리구장에서 훈련하며 플레이오프를 기다렸다.
역시 정규리그 마지막 날까지 2위 싸움 탓에 온 힘을 다했던 두산은 단 이틀을 쉬고 준플레이오프에 나섰고, 5차전까지 넥센과 혈전을 벌였다. 5차전이 끝나면 하루만 쉬고 또다시 플레이오프에 나서야 한다.
체력 소모는 두산이 크지만 경기 감각에서는 두산이 나을 수 있다. 두산이 막판 3연승을 질주하면서 분위기가 완전히 정점에 올라와있는 것도 LG로서는 다소 부담스럽다.
정규리그에서 LG와 두산은 '잠실 라이벌'답게 팽팽히 맞섰다. 16차례 맞붙어 8승씩을 나눠가졌다.
투수진에서는 LG가 앞서는 모양새다. 투수진이 충분한 휴식을 취한 것도 이점이다.
정규리그 팀 평균자책점을 살펴봐도 확연히 LG가 앞선다. LG는 올해 정규리그에서 팀 평균자책점 3.72를 기록해 1위에 올랐다. 두산은 4.57로 다소 높았다.
LG는 플레이오프 1, 2차전 선발로 내정한 류제국, 레다메스 리즈가 선발진에 버티고 있다. 올 시즌 10승8패 평균자책점 3.91로 준수한 성적을 거두며 선발의 한 축을 담당한 우규민도 있다.
정현욱, 이동현, 이상열, 류택현 등 베테랑들이 잔뜩 버틴 불펜진도 탄탄하다. 올해 38세이브를 수확하며 세이브 부문 2위에 오른 봉중근이 뒷문을 지킨다.
두산은 준플레이오프 때와 마찬가지로 노경은과 더스틴 니퍼트, 유희관 등으로 선발진을 꾸릴 전망이다.
준플레이오프에서도 보여졌듯 두산 마운드에서 가장 큰 고민은 불펜이다. 두산은 준플레이오프에서 불펜 탓에 고전했고, 확고한 마무리투수가 없어 골치를 썩었다. 마무리로 낙점한 정재훈도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두산은 그나마 준플레이오프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준 윤명준, 변진수에게 기대를 건다.
LG는 타선에서 베테랑들을 앞세운다. 올 시즌 타율 0.348을 기록하며 수위타자에 오른 이병규(등번호 9번)를 비롯해 이진영(타율 0.329), 박용택(타율 0.328), 정성훈(타율 0.312)이 LG 타선을 이끈다.
'한 방'의 기대를 걸 만큼 '거포'는 없다. LG는 올해 팀 홈런 59개로 하위권을 맴돌았다.
LG에 비해 거포가 많은 두산은 3번에 김현수, 5번에 홍성흔을 투입하는 타순을 그대로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중심타자로 기대를 한 몸에 받았던 김현수가 부진한 모습을 보인 것이 두산의 고민이다. 김현수는 준플레이오프에서 타율 0.067(15타수 1안타)로 부진을 면치 못했다.
오히려 6번타자로 나서고 있는 이원석이 LG에는 요주의 인물이 될 수 있다. 이원석은 5차전에서 4회초 3점포를 터뜨리는 등 준플레이오프 5경기에서 타율 0.333 1홈런 4타점으로 좋은 모습을 보였다. 5차전에서 결승포를 친 최준석도 김현수의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