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검색

구독하기 2025.06.30. (월)

기타

[稅政詩壇] -자메뷰-

이희섭(시인, 안산서)

익숙했던 것들이 문득, 낯설게 보일 때가 있다
낮잠에서 깨어보니 저녁이 아침처럼 느껴질 때
그녀가 화장대 앞에서 밑그림을 고치고 있다
함께 한 시간만큼 덧칠하고 있다
거울 속에 들어앉은 그녀와
들어가지 않은 여자의 뒷모습 사이
바뀌는 계절의 눈썹을 그려 넣고
밤의 입술을 그려가는 동안
처음에 만졌던 얼굴이 생각나지 않는다
먼 행성을 돌고 돌다 지금 내 앞에 앉아 있는지
일상의 뒤편이 생소하다
아무리 바르고 덧칠해도 나타나지 않는 얼굴
내가 거울이 되어 그녀의 뒷모습을 담아낸다
나른함 속으로 어둠이 밀려들고
속눈썹이 잠시 나를 향하다가
서둘러 거울 속으로 들어간다
낯설어진다는 것은 익숙함에 스며든 균열이다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