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양지로 익히 알려진 남태평양의 피지에서 한국을 경유해 일본으로 마약을 밀수입하려던 국제마약조직의 시도가 세관에 적발·검거됐다.
인천공항세관은 이달 1일 피지에서 인천공항을 경유해 일본으로 가는 영국인 L 씨(남·33세)의 환승기탁화물에서 메스암페타민(필로폰) 2천491g 시가 약 83억원 상당을 적발했다고 17일 밝혔다.<관련사진>
그간 국제마약조직이 아프리카나 동남아시아 국가 등을 이용해 최종 마약소비지인 미국·일본으로 마약을 운반한 반면, 이번 적발된 건의 경우 대표적인 휴양지인 피지에서 출발해 마약청정국으로 알려진 한국을 경유한 것이 특징으로, 국제마약조직의 새로운 마약루트가 확인됐다.
이에앞서 지난해 6월에는 일본 관세청이 피지에서 출발해 인천공항을 거쳐 일본으로 입국하려던 영국인으로부터 필로폰 3kg을 적발한 바 있다.
이번 마약밀수입을 적발한 인천공항세관에 따르면, 피의자인 영국인 L 씨는 영국에서 국제마약밀수조직 총책인 나이지리아인 C 씨(남·영국거주)로부터 마약운반을 제의받은 후, 피지로 가서 마약교부책인 여성으로부터 마약을 넘겨받아 인천공항을 경유해 일본으로 운반을 시도하다 적발됐다.
영국인 L 씨는 이과정에서 세관의 검색대를 회피하기 위해 두 개의 비닐지퍼백에 마약을 나누어 담은 후 은박지로 감쌌으며, 다시금 가방 밑바닥에 이중장치를 만들어 은닉했으나 세관에 검거됐다.
인천공항세관 관계자는 “1kg 이상의 필로폰을 우리나라를 경유해 일본·괌 등지로 밀수하려다 적발된 건만 올 들어서 벌써 네 번째”라며, “세관 자체역량은 물론, 검·경 및 외국세관 등과의 협력를 통해 환승여행자에 대한 마약류 밀반입을 적극 차단해 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