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극도의 채식 혐오주의자다.
적어도 태어나서…
나보다 편식이 심한 놈은 만나본 역사가 없을 정도로…
먹고 싶은 반찬만 먹으려는 성향…
먹기 싫은 채소는 죽어도 먹지 않으려는 성향으로 인해…
반찬에 대한 선택권없이…
무조건 주는대로 먹어야 하는 식사를 가장 싫어하며…
육식보단 채식 위주인 우리나라 식단과…
'한국사람이 김치만 있으면 되지!!'라는 인식에…
상당한 불만을 가지고 있다.
분명…
음식은 가리지 않고, 골고루 잘 먹어야 한다는 원칙…
육식보단 채식 위주의 식단이 장수의 지름길이라는 속설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고 싶지는 않지만…
먹고 싶은 것도 못먹으며…
오래사는 길을 택하느니…
먹고 싶은 것만 먹으며…
일찍 죽는 길을 선택하고 싶다.
음식 뿐만이 아니다…
일단 내 성향과 맞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일이라면…
애초 관심을 두지 않는 기질이 강하여…
보통의 인간들에게 폭발적인 인기와 관심을 끌고 있는 어떤 것이라도 내가 싫으면 그만이다.
하지만…
유일하게 편식을 하지 않는 분야가 있으니.,
그것은 바로…
유행가와 음악에 대한 관심이 아닐지 싶다.
청각, 후각, 미각, 시각, 촉각… 즉 5감중
청각의 즐거움에 대한 나의 집착은 상당히 강한 편이어서…
어느 장소에 어느 시간에 있든…
내 귀에는 항상 이어폰이 꽂혀 있다.
발라드, ROCK, CLASSIC, 트로트, 댄스 심지어 군가, 건전가요까지…
장르와 시대, 아티스트, 싱어를 불문하고 모든 음악을 골고루 듣는 성향이 강하나…
그중에서도 가장 많이 즐겨듣는 분야는…
보통의 대한민국 사람들이 그런 것처럼 가요가 아닐지 싶다.
그리고…
어느 나라, 어느 시대든…
가요가 전달하고 있는…
대부분의 메세지는 남녀간의 사랑과 이별에 대한 내용일 것이다.
수많은 가요 중 80%이상을 차지하는 사랑과 이별에 대한 가요 중에서도 6할이 이별노래이며…
이별노래 중 7할이…
이미 떠나간 여자를 못 잊고…
괴로워하는 남자들의 넋두리를 소재로…
지지리 궁상을 떨고 있다는 내용이다.
하지만…
그러한 궁상파 가요중에서도,,
정말 휼룡한 명곡이 있으니…
그것이 바로 조용필의 'Q'가 아닐지 싶다.
첫사랑에 실패하고…
멜로디보단 가사를 음미하며 가요를 듣기 시작했던…
20대 초반 이후로….
이토록 훌륭하고 남자다운 이별노래를 들어본 적이 없었으니…
조용필의 'Q'야 말로…
청춘사업의 쓰라림을 달래주는 최고의 묘약이며…
쫑나 버린 사랑앞에서…
형용할 수 없는 고통과…
고통을 극복하려는 의지…
연인에 대한 배신감을 용서로서 승화시켜려는 배포를 함축적으로 표현해 냈다고 평가할 만 하다.
즉…
요즘 대가리 피도 안 마른 사내놈들이 부르는 것처럼…
"너를 잊을 수 없지만, 붙잡고 싶지만 이별 앞에서 할 수 있는 건, 좋은 기억이라도 남도록 편히 보내주는 일" (SG워너비 - Timeless)
"너와 똑같은 추억 하나 가진 나, 그래도 너라서 고마워"(테이 - 같은 베개)
라는 식의…
'마음에도 없는 X같은 말을 지껄이며, 폐인 생활하고 있다'라는 늬앙스의 가사와는 차별화된
우리 아버지세대 특유의 강인한 메세지를 전달해 내고 있다는 것이다.
여자한테 차인 직후, 느끼고 있는 현실의 괴로움을…
'너를 마지막으로 나의 청춘은 끝이 났다. 우리의 사랑은 모두 끝났다'
라는 비장한 말로 표현하였으며…
여자에 대한 배신감과 그에 대한 극복의지를…
'너를 용서 않으니 내가 괴로워 안되겠다
나의 용서는 너를 잊는다
너는 나의 인생을 쥐고 있다 놓아 버렸다
그대를 이제는 내가 보낸다'
라는 남자답기 그지 없는 포용력으로 승화시켰다.
무엇보다도…
후렴구에서는…
실연의 아픔으로 지지리 궁상떨며,
분위기나 잡고 있다간,
입에 풀칠조차 하기 힘든…
시대상황에 발맞춰…
이 고통을 반드시 극복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명가사가 나온다…
'사랑, 눈감으면 모르리,
사랑, 돌아서면 잊으리,
사랑, 내 오늘은 울지만, 다시는 울지 않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