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사시, 상수리나무가 뿜어낸 공기의 끈을
서로 잡아당기고 있음을 본다
너무 힘들면 살며시 끈을 놓았다가도
좀 살겠다 싶으면 다시 당김에 손을 얹는
끈에 대하여
제 각각 생각을 가진 공기 알갱이가 비비고 터져
연초록 온기를 키워내고 있음을 본다
우리 서로 당김 때문에 지금까지 살아남은 것 같지, 아마
때론 복받치는 미움을 잊노라 먹먹해진 당김에 대하여
서로 얽히다보면 애잔한 숲길이 되는 당김을 위하여
당기면서 붉어진 나무들의 눈에서
초록 햇살이
방울방울 피어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