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비리 사건에 십여명이 넘는 국세청 직원이 연루됐고, 그것도 대기업과 특별세무조사를 담당하는 지방청 조사1국과 조사3·4국 직원들이 다수여서 뒤숭숭한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최근 일선세무서 과장이 골프를 하다 적발되고 직원들이 업무관계자로부터 향응을 받다 적발돼 전보되는 등 근무기강 해이가 일부 세정가 에 퍼져 있다는 여론이 팽배.
세정가 인사들에 따르면 최근 서울시내 모 세무서 과장은 연가를 내고 골프를 하다 적발(근무지이탈)됐고, 이보다 앞서 다른 세무서 법인세과 직원 두 명은 세무사로부터 향응을 받은 사실이 드러나 하향전보됐고, 또 다른 세무서 직원은 부적절한 언행으로 다른 부서로 전보되는 등 크고 작은 사건들이 연이어 터지고 있다는 것.
적발된 이들 가운데는 다소 억울한 케이스도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지만 하계 휴가기간과 연말 대선을 앞두고 범정부 차원에서 대대적인 공직기강 확립 감찰활동을 벌이고 있는 와중에 이같은 근무기강 해이가 드러나자 "좀더 자중했어야 했다"는게 대다수 직원들의 정서.
이런 분위기 탓에 직원들 사이에서는 "지금이 어느 때인데…. 이걸 용기가 있다고 해야 하나. 헛웃음만 나올 뿐이다"라며 허탈함을 감추지 못하는 표정.
한 직원은 "'오얏나무 아래서 갓 끈 고쳐 쓰지 말라'는 격언처럼 공직자는 괜한 의심을 받을 만한 언행은 삼가야 한다. 특히 요즘 같은 시국에서는 더욱 그렇다"고 일침.
저축은행 사건으로 국세청이 이미지에 큰 상처를 입어 더욱더 몸가짐을 조심해야 한다는 인식이 직원들 사이에서 알게 모르게 확산돼 있는 상태여서인지, 소소한 사건 발생에도 민감하게 반응하는 경우가 많은 게 요즘 세정가의 한 단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