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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하기 2025.07.02. (수)

억측과 소문에 공직마무리 '합당한가?

"맘 속에 담고 있었는데, 차라리 공개석상에서 발표를 해줘 후련하기까지 하다.  명예로운 퇴직이라면 공직 마무리를 당당하게 하는 것이 낫다."

 

수년전 某 고위 세무공직자가 명퇴 시점을 한달여 앞두고 본청 주간 업무회의석상에서 명퇴대상자로 자신의 이름이 거론된 직후 심경을 토로한 말이다.

 

6월말 국세청 고위직 공무원들의 대폭적인 명퇴인사가 예정돼 있으나, 어찌된 영문인지 조직 내부적으로는 공식적인 얘기가 일절 없다.

 

비밀 엄수야말로 인사의 원칙 중에서도 원칙이나, 이는 퇴직과는 별개로 승진·전보인사에 있어 청탁과 부정을 방지하기 위해서라는 것이 정설이다.

 

앞서 자신의 명퇴 사실이 공개석상에서 알려졌던 인사는 "퇴임이 기정사실화된 마당에 굳이 이를 숨기는 것은 오히려 조직에서 포커페이스를 주문한 것과 같다"고 발표 이전 당시의 고충을 호소했다.

 

평균 30여년 이상을 국세행정 발전에 몸과 마음을 바쳐 온 공직자로서 명예로운 퇴임을 구가하기까지 한달여 시간을 주는 것은 조직 차원에서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근래 들어 국세청 내에서 고위공직자들의 퇴임에 관해 왈가왈부하는 것이 일종의 금기가 되어가는 풍조다.

 

소문은 무성한데도 본인 스스로는 물론, 조직차원에서도 일절 언급이 없다.

 

이렇다 보니, "누구누구는 살아남기 위해 줄을 대고 있다"는 추측이 난무하고, 이같은 억측은 돌고 돌아 결국 당사자의 품위까지 손상시키는 등 안타까운 현상마저 발생하고 있다.

 

공직의 최고 자부심을 향수해야 할 명퇴 시점에 번지는 이같은 소문은 당사자는 물론, 국세청 조직 차원에서도 바람직하지 않다.

 

명예퇴직의 적정성은 논외로 치더라도, 조직원의 진퇴를 가늠하지 못하는 조직에서 령(令)이 바로 서 있다고 보는 것 자체가 넌센스다.

 

흔히 명퇴발표 연기 사유로 조직 관리의 어려움을 내세우지만, 명퇴 대상자가 한달동안 얼마큼 많은 일을 하는지에 대해선 크게 공감을 얻기 힘들다.

 

심지어 지금 벌어지고 있는 고위직들의 명퇴 침묵은 또다른 줄대기의 아류라는 혹독한 비판마저 일고 있다.

 

인사권자의 불명확한 의지로 인해 다수의 명퇴자가 공직마무리를 억측과 소문에 시달리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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