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이 지난 6일 임진년 들어 첫 세무관서장회의를 열고 2012년 국세행정 주요 추진방향을 발표했다.
당일 비공개로 진행된 회의에서는 전국 각 일선세무서에서 근무중인 6급 이하 직원 상당수가 참석해 다양한 현장사례를 얘기하는 등 일선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회의의 또 다른 부제가 소통임을 감안하면, 일선현장의 현실을 참작하고 직원들의 얘기에 귀를 기울이는 등 형식과 내용면에서 별반 나무랄데가 없는 모양새다.
하루전인 5일에는 국세청장을 위시한 고위공직자 전원이 서울 광진구에 소재한 아차산을 오른 것으로 전해졌다.
계획에 있던 것이 아닌, 갑작스레 잡힌 일정 탓에 실무진에선 이들 고위공직자들이 산행을 끝마친 이후 피곤을 풀 수 있는 적당한 목욕탕을 구하느라 꽤나 긴박하게 움직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국세행정을 움직이는 고위공직자들이 이날 산행에서 나눈 얘기는 자세히 전해지지 않고 있으나, 올 한해 세정의 주요 과제를 발표하는 관서장회의를 앞두고 마음을 다잡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단 하루차이이긴 하나, 전국 관서장회의를 앞두고 이들 고위공직자들이 한자리에 모인 후 다시금 일선 직원들의 의견을 청취했다는 것은 적어도 형식적인 면에서 선후가 바뀐 듯하다.
관서장회의에서 개진된 직원들의 생생한 얘기를 국세행정에 참작하고자 했다면, 고위공직자들의 산행은 그 이후가 옳았다는 것이 일선 직원들이 전하는 목소리다.
일선 직원들이 진실로 원하는 것은 고위직들이 자신들의 얘기에 시늉만 말고 진정성 있게 귀를 기울여 줄 것을 원하고 있다.
일선세무서 고참급 한 직원은 “일선이 어렵다는 얘기는 고위직 모두가 다 알고 있을 것”이라며, “알고 있으면서 이를 고치지 않는 점도 나쁘지만, 그럴듯하게 포장해 불만과 불평을 회피하는 것이 더 나쁘다”고 일침을 가했다.
국민신뢰를 제고하기 위해 전력을 쏟고 있는 국세청이지만, 정작 내부고객인 직원들로부터 신뢰를 높이기 위한 고위직들의 모습은 여전히 미흡하다는 평이다.
한편 국세청 고위직들이 이날 오른 아차산은 서울에서 가장 먼저 일출을 볼 수 있는 산이나, 또 한편으로는 지명과 관련해 조선 13대 왕인 명종과 점쟁이 홍계관과의 일화가 유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