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8일 세무사회 정기총회에서 제27대 세무사회 집행부 구성이 완료됐다. 이날 정기총회에서 정구정 한국세무사회장은 부회장단을 비롯 상임이사진을 공개하며 한층 젊어진 집행부를 위시해 세무사업계의 쇄신의지를 강조했다.
집행부가 제시한 세무사업계 쇄신안 중 무엇보다 관심을 모으는 부분은 세무사사무소의 통합작업이다.
정 회장은 지난 2일 취임식에서 "세무사의 공신력을 제고하면서 회원 간에 상생과 공존의 아름다운 동행이 될 수 있도록 협력의 틀을 구축하겠다"면서 "그러기 위해 9,350개의 개인사무소 형태로 운영되고 있는 세무사사무소를 500∼1천개의 세무법인으로 통합하도록 제도 개선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결국, 세무사업계의 과당경쟁이 만연하고 세무대리시장의 성장이 한계에 다다른 만큼, 영세한 개인 세무사사무소를 각각의 세무법인으로 묶어 업무영역을 확대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이같은 쇄신안에 대해 세무사계는 세무사사무소와 세무법인의 실상을 제대로 짚어야만 효과를 볼 수 있다는 다소 유보적인 시각을 보이고 있다.
우선, 전임 집행부에서도 세무법인 대형화와 전문화를 통해 세무사업계의 파이를 키워야 한다고 강조해 왔고, 이로인해 개인 세무사사무소의 세무법인 전환이 상당수 늘어난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과연 세무법인이 제대로 역할을 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이 적지않다. 이는 상당수의 세무법인이 개인세무사사무소의 간판만 ○○세무법인으로 바꿔 걸었을 뿐, 영업 형태가 달라진게 없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정구정 회장이 강조한 세무사사무소의 세무법인 전환이 그저 간판을 고쳐 다는 형식적인 전환에 그쳐서는 안된다는 목소리가 높다.
즉 하드웨어(세무법인 전환)뿐만 아니라 디바이스(계획)을 움직이고 실행하는 소프트웨어(업역 창출)이 변화해야 지속 가능한 성장이 이뤄질 수 있다는 의견이다.
따라서 세무사계가 새로운 업무영역을 창출하고 사업구조를 바꾸는데 매진해야 하는 만큼 법인의 운영에 있어서도 새로운 패러다임 구축이 필요하다.
결국, 세무사사무소의 법인전환이 사무소의 통합이라는 상징적인 의미에 머물 경우 세무사계에 별 도움이 되지 못할 것이 분명하다. 세무사계의 업역 확대를 가져올 수 있는 강도 높고 의미 충실한 세무법인 통합작업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