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취나 하숙을 하는 대학생들이 서로 연대해 생활비 문제를 고민하고 유용한 정보를 공유하는 모임을 만들어 눈길을 끈다.
9일 연세대 총학생회에 따르면 20대 주거문제 해결을 위한 대학생들의 모임인 '민달팽이 유니온'이 지난 5일 총회를 열고 정식 출범했다.
집이 없는 대학생들이 협동조합과 비슷한 성격의 모임을 만들었다는 의미로 이런 이름을 지었는데, 4월 말부터 엿새 동안 진행한 1차 모집에 가입비 5천원이 드는데도 불구하고 연대생 109명이 가입했다.
연세대, 이화여대, 서강대 등 대학이 몰려 있는 신촌은 하숙비가 평균 50만원을 웃돌고 원룸에서 자취하려면 전세 계약에 5천만~6천만원이 든다.
모임은 장기적으로 대학생의 주거권 문제를 환기시키자는 목표도 정했다.
일단 자취ㆍ하숙 정보 공유, 이사 도우미 지원, 밑반찬 만들기, 부동산문제 상담 등 실용적인 프로그램 운영부터 시작해 이사팀, 온라인 커뮤니티 구축팀, 반찬강습팀, 법률자문팀 등을 꾸렸다.
'민달팽이 유니온' 홈페이지(www.snailunion.com)에 주거정보 리뷰 게시판을 만들어 학생들이 집값, 위치, 시설 등을 형식에 맞춰 평가해 자취ㆍ하숙 정보를 공유토록 했다.
이사 도우미 프로그램으로 운영위원 20명이 일단 이사를 돕는 한편 차차 회원들끼리 품앗이를 하도록 유도할 계획이며 물물교환, 공동구매도 할 예정이다.
요리법을 모르거나 음식재료 소량 구매에 비용이 많이 들어 고민하는 자취생을 돕고자 대학 청소노동자 아주머니를 밑반찬 만들기 강사로 초청해 요리를 배우는 기회도 마련한다.
지난달 이미 2차례 연세대 학생식당에서 밑반찬 만들기 강좌를 운영했는데 약 40명의 학생이 참가해 국과 반찬 만드는 방법을 배워갔다.
아울러 홈페이지에 세면대 수리, 보증금·계약금 중도 해지법, TV 수신료 납부 등에 대한 질의응답 코너를 마련했고 신촌의 한 공인중개사 사무소의 협조를 받아 부동산 문제 상담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민달팽이 유니온'을 기획한 장시원(22) 연세대 총학생회 사무국장은 "대학생들의 주거권은 교육과 직결되는 문제인데 아무도 신경을 안 쓰고 있다"며 "신촌에 있는 다른 대학들까지 차차 모임의 대상 범위를 늘려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