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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하기 2025.09.12.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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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스피싱' 할머니, 경찰에 감사편지

"자식들이 조금씩 주는 돈을 아껴 모은 돈을 하루아침에 사기당해 실의에 빠졌는데…힘이 없는 노인에게 돈을 찾아준게 너무 고마워서 글을 올립니다."
    지난해 12월 초 강서구 등촌동에서 홀로 사는 이모(82) 할머니는 낯선 남자의 전화 한통을 받았다.

   이 남성은 자신을 경찰서 정보·보안과장이라고 소개하며 "할머니 명의의 은행계좌가 유출되어서 보안 등록을 해야 되니 불러주는 계좌로 돈을 이체 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겁먹은 할머니는 이 남성이 불러주는 통장 번호로 1천500만원을 입금했다.

   하지만 뭔가 이상한 느낌을 받고 서울 강서경찰서에 전화를 해본 뒤 사기당했다는 것을 알았다. 보이스피싱에 깜빡 당한 것이다.

   북한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6.25 당시 월남한 이 할머니는 4남매가 보낸 용돈을 차곡차곡 모아오다 한순간에 사기로 돈을 날리게 되자 큰 충격에 빠졌다.

   하지만 경찰은 즉각 송금된 계좌를 부정 계좌로 등록해 돈이 빠져나가는 것을 막고 지난달 11일 400만원, 3월 3일 399만원 등 사기당한 총액의 절반이 넘는 799만원을 되찾아 할머니에게 돌려줬다.

   이 할머니는 "고초가 있을 때 경찰서 형사님들이 힘이 되어준다는 걸 생각조차 못했는데 늙은이 마음을 편안하게 해줘 너무 고맙다"며 원고지 한장 가득 자필로 감사의 편지를 경찰에 써보냈다.

   해당 사건을 담당했던 김성주 형사는 14일 "서민들에 계속 피해를 주고 있는 전화 사기에 대해서는 이와 같이 피의자를 검거치 못한 경우라도 신속한 초동 조치로 피해 금액을 환수하도록 돕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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