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일본이라는 두 나라가 지니고 있는 피할 수 없는 숙명적 관계를 생각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세무사(일본 稅理士)라는 동일한 직무영역을 갖고 사는 사람들의 관계를 어떻게 정립하고 발전시켜 가는 것이 미래의 韓·日 두 나라와 韓·日 세무사들에게 바람직하고 유익한 현실이 될 것이며 역사의 진전을 가져올 것인가? 하는 명제를 안고 1996년10월10일 韓日稅務士親善協會와 日韓友好稅理士連盟이 역사적인 우호 친선의 협정을 체결했다.
이러한 생각과 이념은 兩國의 세무사들이 동일하게 느끼고 희망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 이 협정이 체결되기까지는 동경세리사회장을 지낸 바 있는 關本 和幸(세끼모도 가유즈끼)회장이 먼저 제안을 하고 이를 당시 서울세무사회장인 필자가 받아 들임으로써 결실을 보게 된 것이다.
우리나라 건국 초기에는 대부분 일본의 조세제도를 받아들여 시행해 오면서 수정 보완하는 형식을 거쳐 오늘에 이르게 됐으며 조세제도의 일환으로서의 세무사제도 또한 일본의 稅 理士제도를 근간으로 하여 1961년9월9일, 한국세무사법을 제정해 50년이 지난 오늘의 현실에서 보면 일본에서는 소송보좌인제도 등 업무를 확대해 가는 발전상이 돋보이는 한편 한국은 시험제도, 자격제도 등에 대해 일본의 부러움을 사고 있는 형편이다.
이러한 한국의 세무사제도 발전은 양국의 세무사들이 서로 관련 정보를 교환하고 공동의 연구를 통해 이뤄진 것이며 이에 우리 兩會의 기여도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자부하고 있다.
이러한 발전의 전개 과정에서 탄생한 우리 양 회는 두가지의 목적을 갖고 출발했다. 하나는 양국 세무사들의 우호와 친선, 나아가서는 양국의 선린과 평화의 증진에 기여한다는 뜻이 새겨져 있으며 또 하나는 세무사제도와 조세제도의 공동 연구와 정보 교환을 통해 세무사제도의 세계화에 이바지하자는 뜻을 담고 있다.
바야흐로 세계는 하나의 거대한 시장으로 변해가고 있으며 새로운 형태의 경쟁을 강요당하고 있다. 이 냉엄한 세계질서 속에서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우리는 서로가 갖고 있는 지식과 정보를 교환하고 협동할 때에 난관을 극복하고 발전이 기약된다고 보는 것이다.
특히 우리 양 국은 지리적 접근성과 문화적 동질성 그리고 정서적 유사성에 비춰 볼 때 동일한 방향을 지향해 나아갈 수 있는 가능성을 충분히 갖고 있다고 생각되는 바 이러한 점에서 우리 양 회의 우호협정은 장족의 발전이 기약된다고 보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문민정부(김영삼 대통령) 시절에 세계화의 기치를 높이 들었다. 과거 쇄국정치의 역사를 들춰 보면 너무나 당연한 귀결이다. 오늘의 세계화는 과거 문호개방의 수준이 아니라 마치 세계가 한 나라처럼 움직이는 현상이 도래한 것이다. 뉴욕의 증권시세가 그 다음 시간에는 한국의 증권시장을 뒤흔드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으며 한국의 방위문제를 미국과 일본이 함께 대처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조세문제 또한 국제조세를 이해하지 못하면 해결할 수 없을 것이며 세무사 시장도 국제간의 개방이 눈앞에 다가왔음에 두렵고 놀라움을 숨길 수 없게 됐다. 이러한 국제 조류에 현명하게 대처하기 위해 우리 양 회는 더욱 굳건한 결합과 긴밀한 협력이 요망된다고 할 것이다.
세계화를 실현하는 첩경의 수단은 외교적 역할에 있다. 국제간의 문제란 외교활동의 성패에 달려 있다. 외교를 우리는 흔히 국가 또는 정부의 임무로만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외교는 국가와 사회의 모든 분야에서 다양하게 전개되고 이뤄져 나아간다. 따라서 우리는 지리적으로, 문화적으로, 가장 가까운 한·일간의 외교에서 비롯해 세계로 나아가는 것이 가장 지름길이고 능률적인 방법이 될 것이므로 한 치도 소홀히 할 수 없는 동반자 관계에 있다. 이 민간외교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조직이 우리 韓·日, 日·韓 세무사의 우호친선단체이다.
이러한 우리의 이념과 활동을 우리조직 밖에서도 이해하고 높이 평가해 우리 협회나 일본 연맹의 행사가 있을 때면 양 국의 대사와 국세청 등 各 界의 인사들로부터 축하와 격려를 받고 있다.
앞으로도 韓·日稅務士親善協會와 日·韓友好稅理士連盟은 세무사제도의 발전과 양 국 민간 외교사절로서의 사명을 짊어지고 가야 할 엄숙하고도 중대한 시간과 위치에 놓여 있음을 다시 한번 되새기고 다짐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