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예퇴직 시즌이 도래하는 가운데, 명퇴를 앞둔 관서장들의 공통된 관심사는 사무소 개업을 어디에 할 것인지, 수임업체 및 고문업체를 어떻게 확보할 수 있을 것인지로 요약된다.
명예퇴직을 3∼4년 앞둔 세무관서장들도 어떤 시점에 명퇴를 할 지 저울질하고 있는 모습이다.
명퇴지 세무관서의 사업자 규모, 세수 현황 등에 따라 세무사사무소 개업에 상당한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서울의 경우 세무관서장들은 명퇴지 관서로 강남권을 선호하고 있다. 강남권은 강북권 보다 한층 수월하게 세무사사무소 개업과 안정적 정착이 유리한 것이 현실이다.
이로 인해 강북지역에서 명예퇴직을 한 세무관서장도 무리를 해서라도 강남지역으로 자리를 옮겨 사무소를 개소하는 경우도 있다.
얼마전 강북지역 세무서장을 끝으로 명예퇴직한 A 세무서장은 최근 강남지역에 세무사사무소를 개업했지만, 조촐한 개소연으로 참석자들을 어색하게 했다는 후문이다.
당시 A 세무서장은 명퇴에 앞서 관내 개업을 하지 않겠다고 공언했다. 그는 앞서 명퇴한 전 세무서장들이 고전하고 있는 상황을 지켜보며 강남지역 진출의지를 밝혔다.
하지만 막상 강남지역에 사무소를 개소했으나, 세무대리계의 불황으로 거창한 개소식을 열 수 있는 환경이 아니었던 것으로 보인다.
최근 들어 세정가에서는 명퇴지의 중요성이 더더욱 부각되고 있는 가운데, 강북권에서 명퇴를 앞둔 세무관서장들은 사무소 개업에 큰 부담을 갖는 모습이다.
강남권 세무서장 중 내년 12월 명퇴예정자의 경우, 내년초 인사에서 또다시 강남지역으로 전보될 확률이 낮다는 판단에 따라, 1년 앞당겨 명퇴한 후 곧바로 세무사사무소를 개업하는 것이 제2의 인생 설계에 도움이 된다는 분위기도 감지되고 있다.
수년전 강남지역에서 세무서장을 역임한 후 강북지역으로 전보돼, 명퇴를 한 B세무사의 경우 "오히려 강남지역에서 명퇴를 한 후 세무사사무소를 개업했다면 정착이 빨랐을 것"이라며 "세무사로서의 정착을 위해서는 명퇴시점을 잘 선택해야 한다"는 입장을 전했다.
명퇴시점이 세무사로서의 제2의 인생 설계에 큰 영향을 미치는 만큼 이를 고민하는 세무관서장의 속내도 복잡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