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동 국세청장이 지난달 30일 취임함에 따라 그간 단절됐던 국세청장 내부승진 전통을 다시 잇게 됨에 따라 내부 직원들은 물론, 국세청 OB들 역시 환영일색이다.
중앙정부 내에서도 전문성에 있어 수위에 있다고 자부해 온 국세청의 정서를 감안하면, 국세행정의 수장이 내부승진을 통해 임명된 것은 국세청 직원들의 결속을 다지고 자부심을 고취하는 큰 계기가 됐다며 세정가에서는 반색을 보였다.
또한 잇따른 전임 국세청장의 불명예 퇴진으로 실추된 권위와 명예를 회복하는 계기라는 평가도 나왔다.
이러한 가운데, 최근 국세청 내부 일각과 일부 언론에서는 이현동 국세청장이 자신의 승진발탁으로 공석이 된 차장 직위를 서둘러 인선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김덕중 기획조정관의 차장직무대행체제가 한동안 이어지며 이 국세청장이 본연의 업무와 주요 업무를 총괄하는 차장 업무까지 챙기며 1인 2역에 나설 것이라는 게 그것.
세정가에서는 그러나 이같은 예측이 현실화된다면 국세청의 또다른 인사파행의 전주곡으로 인식될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 국세청장 스스로가 1년여 동안 차장으로 재직하면서 보이지 않게 많은 업무에 나서 왔으나, 청장에 부임한 직후 차장의 중요성을 배제하는 것이 과연 옳은 일이냐 하는 우려다.
고위직 인사가 지난 6월말 실시된 만큼 얼마 되지 않아 또다시 차장 인선을 위해 고위직 인사를 하는 것에 걱정도 있을 수 있으나, 조직의 안정과 인사의 중요성을 감안하자면 차장 인선은 시급하게 해결해야 하는 중요 인사인 것은 분명하다.
실제로 국세청 한 관계자는 "차장 인선에 시간을 끌면 끌수록 고위직 내부에서 또다른 갈등 구도를 만드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며 우려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인사권자로서 고심은 필요하나 무한정 시간을 끌 수만은 없을 것"이라며 "인사 요인이 발생하면 그 곳(?)만을 봐야지 좌고우면식으로 생각하면 얽힌 실타래가 되기 십상"이라고 지적했다.
국세청의 향후 인사 패턴을 가늠할 수 있는 차장 인선을 목하에 둔 지금, 이 국세청장의 과감한 선택과 빠른 행보가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