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회계사 업계의 비약적인 성장을 들 수 있다. 필자가 1968년3월13일자로 공인회계사등록부에 등록시는 773번이었으나 2010년6월21일 현재는 1만4천369번이고 한국 최초 회계법인 소속 회계법인 회계사 수는 5명이었으나 지금 현재 회계법인 수가 무려 120개에 소속 회계사수가 7천824명이나 되며 우리나라 최대 회계법인의 소속 회계사 수는 무려 2천200여명이나 되며 회계사 뿐만 아니라 전 직원의 수는 3천500여명이나 된다. 이러한 수적 성장은 물론 질적으로도 매우 크게 성장했다고 생각된다. 필자가 회계사롷 개업할 때만 해도 어느 선배 회계사의 사무실은 별도의 사무실을 둔 것이 아니라 당구장 내실을 쓸 정도로 열악했었다. 이렇게 회계사 업계가 크게 성장할 수 있었던 계기는 IMF, 엔론사태와 미국의 경제위기 및 IFRS(국제회계기준) 도입 등이 아닌가 생각한다. 지난 40여 년간 회계법인에 근무하면서 있었던 에피소드 몇가지를 소개하고자 한다.
먼저 '증이 1224-1852(75.11.17)' 사건이다.
그 당시 어느 시중은행 회계감사를 가서 보니 퇴직급여충당금을 세법의 한도내 금액인 50%만을 설정하고 있었는데 그 미설정금액이 그 은행 불입자본금의 50%를 넘는 큰 금액이기에 은행회계책임자에게 감사 의견은 '부적정 의견'일 수밖에 없다고 하니 큰일날 소리한다며 만약 시중은행의 감사 의견이 부적정의견이면 외국에서 한국에 투자한 금액 회수는 물론 앞으로 새로운 외자 유치를 기대할 수 없기 때문에 부적정의견은 절대로 수용할 수 없다고 강력히 주장하나 나로서는 부적정의견을 줄 수밖에 없다고 며칠동안 반복주장했더니 재무부에 가서 이런 현황을 설명하고 만약 시중은행이 부적정의견을 받는다면 우리 경제에 크나큰 피해를 주게 된다고 하여 앞에서 언급한 증이(증권2과)공문이 한국공인회계사회로 시달돼 퇴직급여충당금, 대손충당금, 특별상각, 기술개발준비금 등이 세법에 따라 처리됐으면 기업회계원칙상 상충된다 해도 적정하게 처리된 것으로 간주하도록 했다. 이 공문은 1984년9월7일자로 폐지할 때까지 실무에 적용토록 하게 하여 기업회계의 장애요인이 됐었다.
두번째 사건도 감사 의견에 관계되는 내용으로 1976년8월4일 '회계감사보고준칙'이 개정되기 전까지는 현재의 감사의견 중 '의견거절'이 '무의견'으로 표시하도록 규정하고 있었는데 다음의 사건이 발생한 이후 '무의견'을 '의견거절'로 바꾸게 됐다.
어느 관광버스회사 감사를 나가서 보니 동 회사 관광버스가 승용차를 들이받아 승용차에 타고 있던 고소득자 4명이 전부 사망하게 됐고 그로 인한 위자료 청구소송이 제기돼 그 소송가액이 동 관광버스 회사의 자본금을 초과해 소송 결과가 회사에 지대한 영항을 줄 수 있기 때문에 감사 의견 중 제일 나쁜 '무의견'으로 할 수밖에 없다고 하니까 회계감사에 대한 전문지식이 없는 회사임원이 아무 거부감 없이 합의해 줘 '무의견'을 줬는데 주총시(그당시 주총장에는 감독기관에서 한사람씩 입회했음) 어느 주주가 발언 신청을 하여 회사에 잘못된 것이 많아 지적할 내용이 많은 데도 회사와 회계사가 짜고 의견이 '무의견'이라고 한다는 웃지 못할 지적 후 회계감사에 전문지식이 없는 일반 투자자들이 감사의견 문구를 잘못 이해해 오해할 소지를 없애기 위해 '의견거절'로 바꾸게 됐다.
다음으로 2008년도에 어느 은행에 과세 예고통지된 금액 1조6천억원에 대한 청구대행에서 동 금액이 취소 결정된 사례는 국세청 역사상 찾아보기 힘든 큰 금액의 취소 결정이었다.
끝으로 필자가 회계법인 대표이사 시절 잘못된 감사라 하여 손해배상 소송이 제기돼 본인의 종중자산까지 압류됐을 때의 암담함이 기억난다. 물론 부실 회계감사 책임에 대한 손해배상책임을 대표이사까지 지울 수 없다는 판결에 의해 해결됐던 일도 잊을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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