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인터넷 언론보도로 인한 기업의 피해상담 사례가 급격히 늘고 있어 인터넷 신문사 설립 요건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전경련경제홍보협의회는 한국문화컨텐츠학회와 공동으로 9일 광화문 교보빌딩 23층 컨벤션홀에서 '인터넷 언론의 영향과 기업홍보' 세미나를 개최했다.
김광재 한양사이버대학교 교수는 이날 세미나에서 "인터넷 언론에 의한 피해 신고가 늘고 있다"라며, 가장 큰 피해자로는 기업을 꼽았다.
김 교수에 따르면 지난 2009년 한해 동안 인터넷 언론·뉴스서비스와 관련해 언론중재위원회에 접수된 피해상담 건수가 전체 3천740건 가운데 1천7건(26.9%)으로 가장 많았다.
기업의 언론피해 상담은 2005년 228건이던 것이 2006년 267건, 2007년 260건, 2008년 241건, 2009년 337건으로, 2005년 이후 2007년까지는 큰 변화를 보이고 있지 않던 기업의 언론피해 상담 건수가 2008년을 기점으로 급격히 상승했다.
그 원인으로는 인터넷언론 혹은 뉴스서비스의 증가에 따라 기업의 피해 사례가 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게 김 교수의 분석이다.
이처럼 피해 사례가 증가하는 근본적인 원인을 김 교수는 인터넷 언론의 본질적인 특성에서 찾았다.
일부 인터넷 미디어가 익명성을 기반으로 왜곡 보도를 하거나 출처가 불분명한 인터넷 소스를 정보원으로 삼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또 정제되지 못한 기사 생산 시스템 하에서 소규모 인터넷 언론들이 속보경쟁을 함에 따라 취재·편집과정이 생략되는 점도 원인으로 분석했다.
그는 보도를 통해 특정인이나 기업이 피해를 입었을 때 오프라인 매체의 경우 정정보도, 반론보도 등 어느 정도 실효성 있는 조치가 가능하지만, 인터넷 매체의 경우 확산속도와 범위가 커서 피해자의 권익구제가 어렵다고 분석했다.
박창신 (주)티씨엔미디어 대표는 "현행 신문법상 인터넷 신문의 등록요건이 취재기자 2인, 편집기자 1인으로 기준이 너무 낮다"며 "민간 자율규제 기관을 설립해 인터넷 신문사 진입 요건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대표는 또 인터넷 신문의 등록 및 퇴출을 4년마다 선거를 치러야 하는 시·도지사 등 지자체 장에게 맡기기보다는 특정 지역에 국한되지 않고 유통되는 그 특성을 고려해 중앙정부 등이 수행토록 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인터넷 포털의 유사언론행위에 대해서도 일정한 규제가 필요하다"라며 "국민 대다수가 인터넷 포털을 통해 뉴스 콘텐츠를 접하고 있기 때문에 인터넷 포털에 의한 자의적인 뉴스편집과 이에 따른 저널리즘의 훼손이나 명예훼손의 위험성이 크고 인터넷 포탈의 역할에 상응하는 책임을 지게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임정섭 서강대학교 교수는 "현재 16개의 신문사 및 방송사의 인터넷 사이트 이외에도 인터넷 신문사가 647개에 달한다"라며 "CNN 뉴스 사이트는 하루에만 2천7백만명이 방문하는 등 인터넷 뉴스 이용자가 급격히 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온라인 뉴스의 마감 시간은 한 시간 단위에서 초 단위로 짧아지고 있다"라며 신속한 정보 보급 기능을 가장 큰 장점으로 꼽으며, 기업 뉴스와 관련해서는 각 기업 홈페이지가 온라인 기자들에게는 가장 중요한 취재원이라고 분석했다.
장일형 전경련 경제홍보협의회 회장은 "최근 4∼5년간 인터넷 언론사가 급속히 늘어나고 있다"며 "실시간으로 신속하게 뉴스를 독자에게 전달할 수 있어 스피드 면에서 경쟁력이 있지만,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제목을 달아 독자의 클릭수를 높여 광고효과를 노리는 데에만 많은 관심을 가지는 경우가 있는가 하면, 가십성 기사나 근거 없는 기사를 게재하는 경우도 많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