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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하기 2025.12.14.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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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수경 "직원 노력에 비해 승진기회 적어 아쉽다"

[인터뷰]임수경 전산정보관리관 "국세청은 보수적 집단 아니다"

지난해 9월7일 국세청은 본청 국장 직위인 전산정보관리관에 임수경(49) LG CNS 상무를 임명했다.

 

이는 1966년 국세청 개청 이래 처음으로 민간인 출신 여성이 국장직에 기용되는 파격적인 인사였다.

 

이에 따라 당시에는 가장 보수적 조직으로 각인되다시피한 국세청이라는 조직에서 여성고위간부로 적응을 잘 해나갈지에 대한 우려가 적지 않았다.

 

그로부터 100여일이 지난 지금, 당시의 우려는 말 그대로 '기우'에 불과했다는 점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여성 특유의 섬세함으로 직원들을 하나로 뭉치게 하는 연금술사적 리더십, 명쾌한 결단과 과감한 추진력으로 국세청에 근간이 되는 전산정보업무를 한단계 업그레이드 시키고, 국세청 정보본부뿐 아니라 다른 조직에 까지도 다이나믹한 '직장문화' 바이러스를 전파시키고 있다는 평을 받고 있는 NTS CIO(국세청 최고정보관리책임자).

 

취임 당시 약속했던 '공급자 중심에서 수요자를 위한 서비스 중심'이란 TIS(국세통합시스템) 새패러다임을 순조롭게 진행하고 있는 임수경 전산정보관리관.

 

대한민국 모든 납세자 정보를 보유한 거대 DB공료 NTS CIO로 부상하고 있는 그를 만나 공직 적응기와 앞으로 추진할 과제 등에 대해 들어봤다.
 
<아래는 임수경 전산정보관리관과의 일문일답>

 

□여성으로서는 최초로 국세청 국장에 임명이 됐다.
"처음에는 국세청 최초로 여성이 국장에 임명됐다는 것에 어색했다. 국세청에서 근무한다는 게 의미가 있었지 최초의 여성국장이라는 타이틀은 관심 밖이었다.

 

그런데 국세청 최초의 여성국장이라고 해서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많이 받다보니 국세청 조직이 상당히 보수적이고 남성 중심적인 조직이라고 생각했었다.

 

지금까지 단 한명의 여성도 국세청 국장이라는 직위에 오르지 못했다는 것이 남성 중심적 조직이라는 판단에서였다.

 

그러나 국세청에 막상 들어와서 직원들을 만나 대화를 해보니 보수적인 집단이라는 느낌은 전혀 느낄 수 없었다.

 

또 여성 친화적 문화, 공정경쟁, 일을 잘하면 잘한다고 야단칠 일이 있으며 야단치는 것을 보고 그런 생각은 말끔히 사라졌다.

 

여성이라고 해서 불이익을 받는 부분은 없었다. 오히려 국세청에 와서 많은 분들이 도움을 많이 줬다. 일하기 좋은 환경에서 일하고 있다는 생각이다.

 

그저 외부에서만 국세청을 보수적인 기관이라고 보는 것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런데 국세청 최초의 여성 국장이라는 타이틀 때문에 참 잘해야 되겠다는 다짐을 했었다.

 

일만 잘 하는 것보다 '열심히 하면 여성도 국장이라는 직위에 오를 수 있겠구나'하는 희망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취임이후 100여일이 지났는데 가장 역점적으로 추진한 부분은?
"취임 후 지금까지 가장 중점적으로 추진한 부분은 공급자 중심에서 사용자 중심의 시스템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이었다.

 

이를 위해 1단계이긴 하지만 국세청이 운영하는 각각의 웹 사이트에 산재된 세금정보를 납세자 중심으로 한 곳에서 보여주고, 신고에서 상담까지 해결할 수 있는 개인 맞춤형 납세서비스인 'My NTS'의 개발을 완료하고 서비스를 시작했다.

 

또 납세자 편리를 위해 분야에 따라 14개로 나눠 운영하던 각종 상담 전화번호를 '126'번으로 통합 운영하는 '국세청 126 세미래(稅美來) 콜센터'를 개통했다.

 

이와 함께 일선 직원들이 전산업무 부담에서 벗어나 세원분석, 납세서비스 등 고유 업무에 역량을 집중할 수 있도록 TIS(국세통합시스템) 업무프로세스 개선을 추진하고 있다.

 

또한 납세자가 전국 어느 세무서에서나 각종 민원서식을 전자적으로 편리하게 작성하고 신속하게 처리할 수 있는 종이없는 전자민원실(Paperless e-민원실)을 구축했다.

 

□역점사업 중 잘했다고 생각하는 부분은?
""TIS는 국세청 업무의 근간이라 할 수 있다. 일선 직원들이 모두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는 서식중심으로 개발됐다. 그러다 보니 업무가 적었을 때는 문제가 되지 않았지만 업무가 많아지고 흐름을 타다보면 일을 하면서 거쳐야 하는 단계가 많아졌다. 

 

이를 줄여 나가야 했다. 직원들이 사용하기 편하도록 개선해야 했다.

 

4개월 동안 직원들이 사용하는데 불편한 부분을 잡아내고, T/F팀 50명 인력을 동원해 진력을 쏟았고 잘 정리됐다.
이게 시작이다. 앞으로 직원들의 의견을 듣고 개선해 나갈 것이다. 업무효율성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올해부터 이를 실천에 옮길 것인데, 국세청 내 파급효과가 클 것이다.
 
또 126 세미래 콜센터 개통과 My NTS의 개발은 납세자의 시간적·경제적 부담을 줄였는데 이런 부분은 잘했다.

 

이런 부분은 공급자 중심에서 사용자 중심으로 바꾸는 물꼬를 텄다고 할 수 있다. 첫걸음을 내딛었다. 첫 단추는 잘 끼웠다고 생각한다."

 

□ '국세청 126 세미래 콜센터'와 'My NTS'에 구체적 설명과 조기정착을 위해 노력할 부분은?

 

"국세청 126 세미래 콜센터는 14개로 나눠 운영하던 각종 상담 전화번호를 한 번호로 합쳐 통합 운영하는 것이다.

 

오는 2월말까지는 납세자의 혼란을 대비하기 위해 종전 상담번호와 병행 운영할 계획이다.

 

126번의 조기정착을 위해서는 전화폭주 등에 대비해 운영을 철저히 하고 전화상담서비스의 질적 수준 및 친절도를 높이는 한편, 납세자보호관에 접수된 민원을 토대로 지속적으로 개선해 나갈 것이다.

 

My NTS란 국세청이 운영하는 각각의 웹 사이트에 산재된 세금정보를 납세자 중심으로 한 곳에서 보여주고, 신고에서 상담까지 해결할 수 있는 개인 맞춤형 납세서비스다.
 
그동안 납세자는 자기의 세금정보를 확인하기 위해 국세청의 여러 웹 사이트에 접속하거나, 하나의 웹 사이트에서도 여러 메뉴로 이동해야 하는 불편을 겪었다.

 

이러한 불편을 줄이기 위해 국세청 웹 사이트 중 이용자가 많은 홈택스를 중심으로 'My NTS' 1단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25종의 세금정보는 납세자 유형(개인사업자 22종, 법인사업자 21종, 비사업자 12종)에 따라 세금신고내역과 민원처리 상황뿐만 아니라 세법개정사항과 시기에 맞는 공지사항, 신고안내 등 필요한 정보를 보여준다.

 

또한, 납세자의 기호대로 세금정보를 표시하거나 감출 수 있고, 표시되는 위치도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어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다.

 

향후 My NTS는 전자세금계산서, 현금영수증, 연말정산간소화 등 8개 국세 관련 웹사이트의 세금정보를 추가로 제공해 한 곳에서 세금문제를 모두 해결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확대  하고 신고서 사전작성 및 사업자등록 신청, 교부서비스를 개발할 예정이다.

 

또 세무서 방문없이 홈택스를 통해 모든 세무업무를 볼 수 있어 시간적·경제적으로 절약된다는 점을 적극 홍보할 계획이다."

 

□Paperless e-민원실을 확대 추진할 계획인 것으로 알고 있다.
"Paperless e-민원실은 현재 남대문, 동대문, 성북, 인천, 고양 등 5개 세무서에서 시범운영하고 있는데 올해에는 대도시 중심으로 확대 시행할 계획이다.

 

대도시부터 확대하는 이유는 지방의 경우 연세가 많으신 분이 많은 데 인터넷 사용이 어려울 수 있기 때문이다.

 

이들에게는 주민등록증 스캔만으로 업무를 처리할 수 있도록 직원들이 도움을 줄 것이다. 

 

연령대별로 파악해 Paperless e-민원실을 차츰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앞으로 중점 추진할 분야는?
"지난 1995년 TIS가 개발된 이후 10여년이 됐다. 이제는 차세대시스템 구축을 본격화하고 이를 위한 정보화전략계획(ISP) 수립에 나설 때다.

 

또 전자세금계산서가 잘 운영되고, My NTS가 정착할 수 있도록 시스템적으로 지원할 것이다.

 

'My NTS' 1단계에 이어 2단계 서비스도 성공적으로 제공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이와 함께 탈루소득과 숨은 세원을 찾아 낼 수 있도록 분석시스템을 잘 운영되도록 지원할 것이다."

 

□전산직 직원들은 승진에 있어 후순위에 있어 보인다.
"전산직 직원들은 350여명 근무를 하고 있는데 지난해 5급 2명, 4급 1명의 TO밖에 없었다. 너무 적다는 생각이다.

 

게다가 전산직 직원들은 명예퇴임제가 운영이 되지 않고 있어 숨통을 트기 힘들다.

 

이로 인해 열심히 한다면 승진을 시켜주겠다는 약속을 하지 못한다. 승진은 나의 의지보다는 타 부처의 형평성을 고려해 행정안전부가 TO를 늘려주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

 

이 부분에서 할 수 있는 것은 직원들과 대화를 많이 하는 친화력으로 공감대를 형성하는 일이다.   

 

직원들에게 항상 '승진에 얽매이지 말고 국세청 인프라를 구축하는 중요업무를 행하는 만큼 자부심을 가지고 재미있게 하라'고 당부한다.

 

또 공무원으로서 사명감을 가져 달라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

 

그러나 이런 것만으로 지속적으로 조직을 이끌고 가기는 쉽지 않다는 것을 인정한다.

 

그렇기에 TO를 늘리데 노력하되 인사에 있어서만큼은 특히 투명하게 하려고 한다."  

 

□TO가 적은 전산직 수장으로 외부에서 오셨는데?
"이 부분에 있어 직원들에게 미안하게 생각한다.

 

하지만 기대가 있었기에 이 자리에 올 수 있었던 것이라 생각한다. 그런 만큼 책임을 가지고 업무에 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취임 당시 약간 우려 했던 부분은 '직원들이 잘 받아줄까'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막상 들어와 보니 잘 챙겨주고 잘 따라줬다. 감동이었다."

 

□직원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IT는 국세청의 핵심이고 근간이다.

 

얼마나 정보를 잘 관리하느냐에 따라 세수가 늘 수 있고, 업무를 처리하는데 효율성을 높일 수 있으며, 납세자가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다.

 

그런 만큼 IT가 얼마나 중요한지 직원들이 인지를 했으면 한다.

 

또한 항상 우리가 일하는 IT가 어떤 효율을 가져다주는지, 어떻게 일할까를 생각해야 한다. 기술적으로 어떻게 짜내는 게 납세자들에게 효율적일까를 항상 고민해야 한다. 

 

IT기술 전문가로서 혁신 아이디어도 내고, 창조적인 아이디어도 내줬으면 한다."  

 

 

 

◇…임수경 전산정보관리관은?

 

하얀 피부와 귀를 살짝 덮을 정도의 단발머리는 임수경 전산정보관리관의 트레이드마크다.

 

이런 외모에서 풍기는 이미지 때문에 그를 처음 본 사람은 '부드럽다', '순하다', '천상여자', '옆집누나'라는 느낌을 받게 된다.

 

임 전산정보관리관은 그러나, 외모에서 풍기는 느낌과는 달리 IT업계에서는 '여걸'로 통하는 인물이다.

 

그가 '여걸'로 통하는 이유는 LG CNS에 근무하는 동안 전자정부컨설팅프로그램, 정부통합전산센터 BPR/ISP프로젝트 등 국가 전산정보 유관업무를 많이 수행하고, U-SEOUL 안전분과위원장, 국가정보화예산심의위원 등을 역임하는 등 화려한 경력 보유의 내노라 하는 여성 CIO라는 점 때문만은 아니다.

 

금상첨화격으로 여성의 섬세함으로 상황을 꼼꼼하게 분석하다가도, 분석이 끝나면 과감하게 일을 추진하고 끝까지 밀어붙이는 스타일 때문이다.

 

또 대화를 통해 직원들을 설득하고 독려하는 모습은 남성 전유 특질을 뛰어넘을 정도로 조직관리와 장악력을 지니고 있다는 게 같이 일을 해본 사람들의 귀띔이다.

 

그런 만큼 국세청의 근간이라 할 수 있는 국세통합시스템(TIS), 홈택스, 국세정보관리시스템(TIMS) 등 전자세정시스템을 디자인하고, 어드미니스터하는 '부드러운 지휘봉'이라는 게 국세청 안팎의 평가다.

 

▲1961년생 ▲계성여고 ▲고려대 ▲KAIST 대학원 ▲美 U.of Wisconsin, Madison ▲한국전산원 감리·평가기획부장 ▲LG CNS 기술연구부문장 ▲U-SEOUL 안전분과위원장 ▲국가정보화예산심의위원 ▲LG CNS U엔지니어링 사업개발부문장(상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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