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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하기 2025.07.05. (토)

[세정연구실]정부의 지방소비세(안), 조세인가 혹은 이전재원인가(7)

지방정부에 세율결정권 부여시 '배보다 배꼽' 더 커

2. 정부의 지방소비세(안)에 대한 평가

 

자체재원 확대를 위한 최선의 대안이 지방소비세인가?

 

우리나라의 현행 지방세제 중에서 자주적 세율결정권을 유지하면서도 재원을 확충할 수 있는 대안을 검토해 보면 이를 위한 주요 지방세 세목은 취득세, 등록세, 주민세, 재산세 등인데 이들을 이용한 세수확대에는 한계가 있다.

 

취득세와 등록세 등 부동산 거래관련 세제는 부동산시장의 효율성 증진을 위하여 세율을 하향 조정하는 추세이고 중앙정부의 부동산정책에 의해 조세수입이 크게 영향을 받으며 재산세는 최근 소득대비 재산세 부담이 상당히 크다고 판단하여 하향 조정하였으므로 이들 세목의 법정세율의 인상을 통한 세수확대를 추구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주민세 소득할 중에서 개인소득에 부과하는 소득세할은 대안이 될 수 있는데 이것이 지방공공서비스에 대해 가격기능을 수행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이를 거주지원칙에 충실하며 소득에 비례적인 세제로 개편하여야 한다.

 

하지만 주민세 법인세할은 지방공공서비스에 대한 가격기능을 수행하지 않으므로 기초자치단체의 조세로 적합하지 않기 때문에 이를 주민세 소득세할과 분리시켜야 하는데 이는 자치단체들 사이의 이해관계를 조정해야 하는 정치적 부담이 따른다.

 

따라서 지방소비세의 도입은 지방정부의 자체재원을 확대하는 적절한 대안으로 판단된다.

 

부가가치세 일정비율에 의한 재원을 소비지표에 의해 배분하는 지방소비세는 적절한가?

 

기본적으로는 지방정부가 세율결정권을 갖는 지방소비세가 지방재정의 분권을 위해 적합하다.

 

부가가치세를 국세로 부과하면서 동시에 지방정부에게 세율결정권을 부여하며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세원을 공유하는 것은 이론적으로 가능할 뿐 아니라(McLure, 2000) 현실적으로도 캐나다의 퀘벡 주, 인도, 브라질 등에서 채택하고 있다(Martinez-Vazquez, 2007, Bird, et al, 2006).

 

하지만 지방정부에게 지방소비세의 세율결정권을 부여할 때에는 조세행정비용이 클 수 있으며 지역간 조세경쟁에 의한 비효율성을 초래할 위험이 있다는 단점이 있다.

 

중앙정부가 부가가치세를 채택하는데 지방정부가 세율결정권을 갖는 지방소비세를 부과하는 국가들은 지방정부 관할구역의 면적이 상당히 넓으며, 각 지역의 경제활동이 그 중심지에서 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지역간 거래가 빈번하지 않다는 공통점이 있다(Bird, et al. 2006).

 

반면에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주요 산업들이 지역별로 전문화하고 있으므로 지역간 상호의존도가 커서 지역간 거래가 상대적으로 매우 빈번하기 때문에 현재의 세무행정기술 수준에서는 제도 이행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과 제도 실행에 따른 조세행정비용이 상당히 클 것으로 우려된다.

 

또한 각 지방자치단체가 세율결정권을 가짐으로써 서로 다른 세율로 과세할 수 있게 된다면 지역간 조세경쟁에 의해 세율이 최적수준에서 결정되지 않기 때문에 상당히 큰 사회적 후생손실이 발생할 수 있으며(Zodrow, 2007),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국토면적이 좁고 인구밀도가 높기 때문에 지방정부가 세율결정권을 가진다면 지역의 경계선에서 조세경쟁이 극심할 가능성이 크다.

 

결과적으로 우리나라에서 각 자치단체가 세율결정권을 갖는 지방소비세를 도입한다면 이로 인해 얻을 수 있는 분권의 편익에 비해 각종 비용이 더 커질 우려가 높다.

 

따라서 부가가치세의 일정비율을 재원으로 확보하여 소비지표에 의해 배분하는 지방소비세를 도입하더라도 지방자치단체들이 지역내 소비를 활성화시켜서 조세수입을 증대할 수 있는 방법을 갖게 되므로 지방세로서 적절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

 

더욱이 우리나라의 다양한 지방세 세목 중에서 지방자치단체가 세율결정권을 행사할 수 없는 세목은 현재에도 여럿이 있으며 세율결정권을 행사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지방자치단체들은 이를 거의 사용하지 않고 세율조정보다는 각 세목에 해당하는 세원의 확대를 통하여 조세수입을 증가시키는 방법을 사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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