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의 저승사자'라 불리며, 세법에 따라 엄정히 세무조사를 단행하는 조사과장이 시집을 출간해 화제다.
냉정한 업무 속에서도 따뜻한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며, 생명을 노래하는 주인공은 강서세무서 정재영 조사과장. 필명은 정재록이다.
정 과장은 지난 2007년 부산일보, 광주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했다.
이후 업무 외 시간에 틈틈이 시를 써오던 그는 지난 8월 자신의 첫 시집인 '꽃 등신불'<사진>을 출간하게 됐다.
"취미삼아 해오던 것이 욕심이 생겨 등단하기에 이르렀다"는 정 과장은 그러나, 세법에 따라 업무를 한치의 빈틈없이 이행해야 하는 국세공무원이다.
그런 만큼 '머리는 차갑게 가슴은 뜨겁게'라는 원칙을 고수한다.
정 과장은 "시를 통해 세상이 삭막하지 않다는 것을 느낀다"면서도 "시를 쓴다고 해서 업무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다"고 잘라 말했다.
평생을 같이 할 동무로 시를 선택한 정 과장은 앞으로 2~3년에 한번씩 시집을 출간할 예정이다.
그는 "삶에서 시를 빼놓을 수 없을 만큼 이제는 시가 생활의 중심이 됐다"며 시의 세계를 알게 해준 황상순 제주세무서장과 박제천 시인에게 감사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