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최대 민영 미디어그룹인 도안미디어그룹(DMG)이 사상 최고인 37억6천만리라(한화 3조1천억원)에 달하는 세금을 추징당해 논란이 일고 있다.
DMG의 지주회사인 도안 홀딩스는 지난 8일 증권거래소 공시를 통해 그룹 내 계열사간 주식 이전에 대한 부가가치세 누락 등으로 37억6천만리라의 세금을 추징당했다고 밝혔다.
DMG는 에너지, 언론 등 분야의 계열사들을 거느린 거대 그룹으로 언론 분야에선 일간지 휴리예트 및 CNN 투르크 방송 등을 자회사로 둔 터키 내 최대 민영 미디어그룹이다.
특히 DMG 계열 언론매체들은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총리가 이끄는 친 이슬람 정부에 대해 종종 비판적인 시각으로 보도, 정부와 갈등을 겪기도 했으며 지난 2월엔 다른 이유로 5억유로(한화 약 8천750억원)의 세금을 추징당한 바 있다.
소너 게딕 DMG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이날 일간지 바탄과의 인터뷰에서 "추징 세금에 대한 법적 근거가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계열사 간 주식 이전은 그동안 부가세 면세가 관행이었다"며 "지난 4년 간 터키에서 이뤄진 1천280억달러 규모의 주식 이전 가운데 4분의 3이 DMG와 같은 형태의 주식 이전이었다며 DMG만 세금을 추징당한 건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항변했다.
정부의 유권해석은 주식 이전에서 거래되는 증권(certificates)은 주식(shares)으로 간주되지 않으며 따라서 부가세 면세 대상이 아니라는 설명인데 세법에 이에 대한 명시 조항이 없다고 그는 덧붙였다.
한편, 제1야당인 공화인민당(CHP)은 정부가 비판적인 언론을 길들이려고 세금 무기를 꺼내 든 것이라고 비판했다.
데니즈 바이칼 CHP 총재는 기자회견에서 "수십억 달러의 세금 추징은 어떤 세법으로도 설명될 수 없다. 이는 (MDG를) 길들이기 위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유럽연합(EU) 대변인은 이날 "이번처럼 그룹 전체를 존폐 위험에 빠뜨리는 제재가 가해지면 언론의 자유가 위협받는다"고 지적했다.
이 대변인은 "EU 집행위는 터키 당국에 우려를 표시하며, 내달 14일 예정된 EU 가입 협상에서 이번 사안을 분명히 짚고 넘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