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부지방국세청의 국세청 조직에서의 위상은?
지난 22일 이승재 중부청장의 명예퇴임식을 지켜본 중부청 직원들 상당수가 근래 들어 중부청 '주가' 추락을 걱정하고 있다.
국세청내 6개 지방청 가운데 1급 지방청장은 서울청과 중부청 두 곳으로, 국세청 고위 간부라면 누구나 가고 싶어하는 자리이다.
그러나 근래 들어 중부청장을 끝으로 물러나는 사례가 빈번해지자, 중부청장 자리는 '종착역'이 아니냐는 안팎의 해석들이 이미 파다하게 퍼져 있다.
공직 마감때가 목전에 있는 직장상사보다는 앞으로도 전도 유망한 상사를 선호하는 것이 공직사회의 생리이다 보니, 속칭 '곧 옷을 벗고 나갈 사람'에겐 령(令)이 잘 서지 않는 것이 너무나 당연한 현상이다.
다행이도 국세청 조직의 상명하복 전통이 살아 있는 탓에 조직관리 상의 흔들림은 발견되지 않으나, 중부청 직원들의 불만은 적지 않은 상황으로 보여진다.
지방청 某 직원은 "영전되어 이임행사를 본 지가 너무나 오래됐다"며 "중부청장으로 오는 족족 명예퇴임식을 치르니 꿈을 가진 고위공직자들이 그리 달갑지 않게 생각한다는 얘기마저 공공연히 흘러다닌다"고 지적했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외부기관과의 업무협조관계 유지에 애로를 겪고 있다는데 있다.
국세청의 고질적인 문제인 일선 세무서장 및 지방청장의 잦은 교체와는 또다른 문제로, 퇴임예측이 된 기관장의 경우 지역내 유관기관장들과의 효율적이고도 적극적인 업무협력을 기대하기는 사실상 어렵다는 것이 공직 기관장을 경험한 이들로부터의 공통된 지적이다.
중부청장은 경기도와 강원도 등 두개 광역자치단체장은 물론, 경기와 인천권역에 밀집해 있는 중앙정부 기관장들과 직·간접인 업무상 회동을 갖기도 한다.
이러한 와중 상대편 기관장이 현 중부청장의 퇴임시기를 쉽게 알 수 있다면, 적극적인 업무협력을 기대하는 것은 어렵다.
중부청 내부직원들의 사기진작과 함께, 경기·인천·강원권역내 유관기관장들과의 효율적인 업무협력을 기대한다면 중부청장 직위를 고위공직자들의 명예퇴임지로 인식시켜서는 안된다는 청내 직원들의 목소리에 힘이 실리는 이유다.
한편 지난 '99년 9월 1급지로 격상돼 경인·중부청을 통합한 중부청은 이승재 청장을 포함해 총 11명의 중부청장이 거쳐갔음에도 불구하고, 이 가운데 초대 봉태열 청장과 제3대 전형수 청장, 제4대 최경수 청장 등 총 3명만이 영전해 갔을 뿐이다.
봉태열 청장만이 유일하게 중부청에서 서울청장으로 영전됐을뿐 거의 중부청장 자리에서 퇴임하는 '종착역 승객'이었다.
언제부터인지 이같은 모양새에 대해 중부청 직원들은 아쉬워하며 새로운 전기가 만들어지길 고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