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 광주·전남지역 시민단체들이 광주 북구 오룡동 정부광주합동청사 앞에 모여 전남 나주세무서 한 직원의 파면 규탄대회를 갖고 "국세청이 국민의 기관으로 거듭나기를 촉구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고 한다.
시민단체들은 이 자리에서 "국세청이 지금 할 일은 자성을 촉구하는 공무원에 대한 파면이 아니라 자신을 되돌아 보고 잘못한 점이 있으면 사죄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이와 관련해 행정부 공무원노동조합도 성명서를 내고 "양심의 소리에 충실했을 뿐인 한 용기 있는 공직자가 단지 정당한 비판을 제기했다는 이유만으로 공무원 신분을 박탈당한 것은 물론 퇴직금과 연금마저도 빼앗길 위기에 처한 것이다"고 지적하며 광주지방국세청의 파면조치를 비판했다.
하지만 비슷한 조직구조와 업무를 맡고 있는 타 부처 직원들은 개인별로 각자 조금씩 다른 시각차를 보였다.
이와 관련해 세관의 한 직원은 "훌륭한 부하는 자신의 이름보다는 윗사람의 이름을 알리는 법"이라고 언급하며 결과적으로 각종 언론에 자신이 몸담고 있는 조직을 부정적 이미지로 각인시키고 본인의 이름만 부각돼 버린 점을 우회적으로 지적했다.
또다른 한 지방공무원은 "직원 내부 게시판에 올린 글로 파면까지 갔다는 것은 과한 처사"라며 "이렇게 너무 크게 이슈화되면 정작 당사자에게도 부담이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하지만 전반적인 중론은 어느 한 직원이 국세청 내부 게시판에 올린 작은 글이 이렇게 일파만파로 커지게 된 것은 태생적으로 바람을 많이 타는 국세청에서 이번 사건이 발생했기 때문이라는 의견이 많았다.
더불어 국세청은 이번 일이 마무리되면 이를 좋은 교훈으로 삼아 직원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내부 비판도 겸허히 수용할 수 있는 근본적인 체질개선을 통해 그동안 폐쇄적이라는 이미지에서 열린 국세청의 모습으로 변신해야 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와 관련해 백용호 국세청장 내정자는 공정위장 퇴임 직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조직 내부비판이 나왔을 때 어느 정도 수렴할 생각인가?'라는 물음에 '내부 비판은 얼마든지 있을 수 있고 청장 역할을 잘하도록 하는 비판이라면 당연히 수용해야 한다'고 답했다.
이 답변이 구체적으로 얼마나 실현될지는 두고볼 일이고, 타부처 관리자나 직원들도 이번 파동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