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69년 8월 '국민을 위해 봉사하겠다'는 일념으로 공직에 입문한 후 국세행정 전 분야에 걸쳐 '납세자의 불만이 무엇인지' '무엇을 원하는지'를 듣고 납세자의 입장에서 실천하려 노력했던 정준영 동작세무서장<사진>.
그런 그였기에 주위 동료 직원들은 그에 대해 "열정적이고 활동적이며 한발 앞서 실행에 옮기는 사람"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이런 평가답게 정 서장은 지난 1월 동작세무서장으로 취임한 이후 납세자의 편의와 직원들의 복리를 위해 힘써왔다.
지난 3월, 정 서장은 5월에 있을 종합소득세와 근로장려세제(EITC), 유가환급금 신고·신청 등으로 인해 세무서를 내방하는 납세자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 보다 큰 신고창구가 필요하다며 지하 1층 서고를 개방해 신고창구로 활용할 것을 제안했다.
2개월이나 앞서 신고창구를 만들자고 제안한 것은 페인트 냄새 때문.
신고를 며칠 앞두고 얼룩진 서고 벽면에 페인트칠을 할 경우 지하 1층에 위치한 서고의 특성상 냄새가 쉽게 빠지지 않아 내방한 납세자에게 불쾌감을 줄 수 있어 이를 미리 예방하기 위함이었다. '납세자를 생각하는' 세심한 배려였던 셈.
그는 또 직원들의 복지를 위해서도 자신의 '정력'을 쏟아 부었다.
정준영 서장은 노후화되고 협소한 현 세무서를 현대화 건물로 새롭게 만들기 위한 신청사 준공을 추진하는데도 앞장섰다.
직원들이 보다 나은 근무환경에서 근무하면서 납세자에게 '업그레이드' 된 '세무서비스'를 제공하길 바라서다.
게다가 신축(완공 2011년 3월)을 위해 오는 8월부터 2년여 동안 동작서 직원들이 근무하게 될 노량진 소재 건물에도 자신의 '온정'을 불어 넣었다.
정 서장은 자신이 한번도 사용하지 않고 떠나야 하는 '아픔'이 있는 이 건물을 일일이 둘러보고 정수기는 어디에 위치해야 직원들의 사용이 편한지, 후임 서장의 탁자와 의자는 어디에 위치하는 게 좋은 지 등 세세한 부분까지 일일이 챙겼다.
동작서 직원들은 이런 정 서장의 모습에 보고 "직원들의 아끼는 마음이 넘쳐나는 분"이라며 "국세청이 필요로 하는 인물이고 국세청을 위해 많은 수고를 아끼지 않은 사람이다"라며 입을 모았다.
후진을 위해 명예퇴임이라는 용단을 내린 정준영 동작서장은 공직을 떠나는 것에 대해 "지난 일들이 못내 아쉽다"며 "부족함과 어리석음이 있었다면 자신을 탓해 달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직원들에게 △정체성을 가질 것 △남에게 이익이 되는 사람이 될 것 △열정을 가질 것 △부끄럽지 않은 오늘을 보낼 것 등을 주문했다.
그는 "왜 근무를 하는지. 왜 이 자리에 있는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며 "정체성을 가지고 업무에 임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납세자가 나로 인해 손해 보는 일이 없어야 하고 남에게 이익이 되는 사람이 돼야 한다"며 "열정을 다하며 미래를 계획하고 부끄럽지 않게 살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서장은 "먼저 근무했다는 이유로 세무서에서 '리더'로 있었지만 직급은 중요하지 않다"며 "이제는 계급사회를 떠나 협조자로, 협력자로, 대변자로 살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오는 29일 명퇴할 예정인 정 서장은 앞으로 금천구 독산동 소재 금천세무서 앞에 세무사사무실을 개소해 납세자와 더 가까운 곳에서 납세자와 세무당국간 '가교역할'을 충실히 수행해나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