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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하기 2025.07.05. (토)

"여분(餘分)의 공직생활이라 생각해 왔기에 후회가 남지 않도록 최선을 다했다."

 

"앞선 선배들의 용단 탓에 이만큼 있었다. 후배들을 생각하자면, 오히려 늦었다는 생각마저 든다."

 

국세청 50년생 서기관급 이상 관리자들이 명퇴 수순을 밟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국세청에 재직 중인 50년생 관리자들은 12명 선으로, 올초 같은 연령대의 관리자 상당수가 명퇴했으나 이들은 당시 인사권자의 배려로 일선 현장에서 근무를 하고 있다.

 

명퇴선상에서 배제된 이들로 인해 '국세청의 오랜 관행이자 전통으로 뿌리내린 명퇴제도가 사실상 없어진 것 아니냐?'는 전망이 올 상반기 내내 세정가에 회자됐으나, 6개월 가량 명퇴시점을 뒤로 미룬 것 외에는 큰 의미가 없어진 것.

 

오히려 같은 연생임에도 명퇴시점이 제각각 나뉨에 따라, 당사자들 서로간의 불만이 터져 나왔으며, 국세청 직원들마저 혼란스러워 하고 있다.

 

국세청은 연초 50년생 관리자급의 명퇴와 관련해, 일괄적인 명퇴가 아닌 성과보상에 기반해 성과 우수자는 현직 근무를 허용할 것임을 암암리에 시사해 왔다.

 

그러나 남은 이들 몇몇에 대해 성과와 무관한 기준이 작용했음을 지적하며 불만을 제기하는 모습이 올 상반기 세정가 곳곳에서 목격됐다.

 

성과보상이 승진·전보인사 기준이 될 수 있으나, 명예퇴임 기준으로 삼기에는 적합하지 않음을 새삼 증명한 셈이다.

 

이처럼 국세청 내부에서조차 적잖은 논란의 중심에 서 있던 이들 50년생 관리자급들이 6월말 명퇴에 나설 것으로 전해졌다.

 

이미 명퇴서를 제출한 이들은 30∼40년 숨 가쁘게 달려온 그간의 공직생활을 조용히 반추하며 후배들의 전도를 기원하고 있었다.

 

이들은 또한 명퇴시점을 6개월 미룬 탓에, 내·외부로부터 곱지 않은 시선을 받아온 사실을 부인하지 않았다.

 

그러나 일생을 바쳐 국세행정을 발전시켜 온 이들에 대한 열정과 공적마저 '여분의 6개월'이 갉아먹고 있는 국세청 내부 분위기는 국세청 외부인들조차 쉽사리 동의하지 않고 있다.

 

공직 선배에 대한 예우는 고사하고, 추문마저 난무하는 지금의 국세청을 떠나는 이들 예비 올드보이들은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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