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매스컴에는 연일 '녹색성장' '기후변화에 따른 문제점' 등이 기사화되고 있다. 필자가 최근에 읽은 책 '플랜B 3.0(레스터 브라운 저)'의 내용을 보면, 세계 각 국은 물론 각 기업도 기후 변화에 대한 대응책을 지속적으로 강구하지 않고는 존립하기조차 어려운 재앙을 직면하게 될 것이라 한다. 상기 저서를 읽기 전에는 기후 변화가 그렇게 심각하리라고 실감하지 못했는데 읽고 보니 이대로 간다면 지구의 재앙이 올 것이고 우리 후손들은 살아갈 수가 없을 것 같은 걱정이 앞선다. 상기 저서에서 지적한 기후 변화에 따른 문제점들 중 몇가지를 요약해 본다.
북극의 빙원이 전례 없는 속도로 녹아서 이 지역의 얼음 높이는 기록적으로 낮아졌고 영국의 두배 만한 넓이의 얼음이 단 일주일 동안에 사라졌다는 것이다. 또한 길이 5킬로미터, 깊이 1천500미터의 얼음장이 한시간에 2미터씩 움직이고 있다고 한다. 갠지스강에 물을 대주는 가장 중요한 빙하인 강고트리 방하의 녹는 속도가 빨라지고 있으며, 따라서 이 빙하가 수십년 사이에 완전히 사라져 버릴 수도 있다고 한다.
그린란드의 얼음장이 모두 녹는다면 해수면은 7미터 상승하고, 남극 서부 얼음장이 깨진다면 해수면은 5미터 더 상승한다. 둘을 합치면 12미터나 상승하게 되고 이렇게 되면 6억명 이상의 난민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빙하들이 녹아버림에 따라 사시사철 물이 흐르던 인도의 갠지스강이나 중국의 황하 같은 강들이 계절에 따라 물이 흐르다 말랐다 하는 계절 하천으로 바뀔 위험이 있다. 갠지스강 유역에서 살고 있는 4억700만명의 인도 및 방글라데시 사람들에게 이것은 생명을 위협하는 물의 상실이 될 수도 있다. 관개를 인도보다 한층 더 강물에 의존하고 있는 중국의 경우에는 상황이 특히 어렵다. 황하, 양쯔강 두 강에 물을 대주는 티베트-칭하이 고원의 빙하가 1년에 7%씩 녹고 있다는데 그 유역에 1억4천700만명이 살고 있는 황하는 건기에 물의 흐름이 크게 줄어들 수도 있고 더 큰 강인 양쯔강 역시 빙하가 사라져 감으로써 위협을 받고 있다. 이 강 유역에 사는 3억6천900만명은 양쯔강의 물로 관개되는 논에서 나오는 쌀을 주식으로 살고 있다. 빙하 연구자는 빙하가 본격적으로 줄어들면 환경 재앙이 초래될 것이라고 한다.
세계의 빙하가 전부 녹아버린다면 빙하의 녹는 물로 농사를 짓고 용수로 사용하던 세계 인구 약 8분의 1이 농사를 못 짓거나 용수의 부족으로 살아가기가 어려울 것이다.
또한 지구의 온도 상승으로 오는 위협은 해수면 상승이나 빙하가 녹는 문제만은 아니다. 열대 해양의 표면 수온이 상승하면, 더 많은 에너지가 대기로 방사돼 열대 폭풍체제에 추진력을 더해 주고 그러면 더욱 파괴적인 폭풍우가 발생하고 해일이 덮쳐오게 될 것이다. 어느 전문가는 대기와 관련된 재난으로 인한 피해가 대략 1년에 10%씩 증가해 왔다고 한다. 이같은 증가가 무한정 계속된다면 2065년에 폭풍우로 인한 피해액이 세계의 총생산액보다 많아질 것이라 하고, 세계는 그 훨씬 이전에 파산하고 말 것이 분명하다고 한다. 결론적으로 기후 변화가 파괴적이고, 파멸적이고 매우 큰 재산피해를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이다.
기후 변화에 따른 또다른 큰 문제는 세계 각 국에 물 부족사태가 발생하고 이로 인해 식량부족 사태가 올 수 있다는 것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물 전쟁이 발생할 우려도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도 기후 변화로 명태·도루묵이 사라지고 사과 재배면적도 지속적으로 감소하며 폭풍우 등 피해도 늘고 있고 지방자치단체들 간에 강물을 둘러싼 내분이 자주 발생하고 있다. 이들 여러 문제들을 개선키 위해서는 국가간 기후변화협약이 실행돼야 할 것이고 탄소배출권 할당과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제도를 조속히 도입해야 할 것이다.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서는 엄청난 비용과 투자가 필요하지만 지구를 살리고 기업이 살아 남으려면 더 이상 피할 수 없는 과제이다.
정부도 앞장서서 기업들이 온실가스를 줄이도록 독려하고 규제하며 에너지 과소비에 물든 국민의 인식을 바꾸도록 지속적으로 홍보해야 할 것이다.
아울러 세제도 이들 정책을 뒷받침하는 방향으로 개선돼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