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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하기 2025.07.05. (토)

'늑대와 양치기소년' 우화 교훈

그림선물 의혹과 골프 인사청탁 의혹이 불거진 한상률 국세청장이 지난 19일 퇴임식을 갖고 현직에서 물러났다.

 

'환골탈퇴'와 '국궁진력'을 내세우며 국세청의 개혁을 추진해 오다 취임 14개월만에 전임자의 경우처럼 불명예 퇴진한 셈이다.

 

아직까지 의혹에 머무른 탓에 검찰 등 사법당국의 엄정한 수사결과를 지켜봐야 하나, 국세청 수장들의 세차례 연속적인 불명예스러운 퇴진으로 인한 국세청의 후유증은 무척이나 심각하다. 

 

그림선물 의혹은 지난 12일 언론에 보도됐고, 다음날 일본에서 귀국해 인천공항에 도착한 한 국세청장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사임을 기정사실화하며 후임인사까지 거론됐다.

 

결국 한 청장은 15일 오후 청와대에 사임의사를 전달했으며, 19일 오전 퇴임식을 가졌다. 이로서 의혹 제기때부터 퇴임에 이르기까지 불과 1주일만에 국가세정 수장자리가 비게 됐다.

 

의혹이 불거진 이후 상당기간 언론 등과 진실게임을 벌여 왔던 과거 일을 떠올려 보면, 이렇듯 단기간에 의혹을 기정사실화하며 사임 압박이 강했던 적은 전례를 찾기 힘들다.

 

세정가 및 기업인들은 이에 대해 신뢰의 문제라고 지적하고 있다.

 

서울소재 L 중소기업인은 "비리등 의혹관련 사건에 오르내렸던 일부 전임 청장들 모두가 처음엔 '사실과 다르다'고 완강히 부정했지만, 재판 결과 상당부분 사실로 드러났지 않았느냐"며 '늑대와 양치기소년' 우화가 주는 교훈에 우리 사회가 너무 둔감해진 것이 아닌가 걱정을 했다.

 

국세청 내부적으로도 혁신 한계설(限界說)마저 나온다.

 

국세청 某 관계자는 "국세청 윤리의식의 끝을 보았다는 비아냥을 외부에서 듣고 있다"며 "혁신이라는 낱말이 들어가면 오히려 레토릭(Rhetoric)으로 받아들일까 두렵다"고 토로했다.

 

'신뢰가 무너지면 모든 것이 끝'이라는 단순한 섭리를 국세청은 너무나 반복적이면서도 힘들게 체득하고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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