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그룹은 왜 막판에 대우조선해양 인수전에서 발을 뺐을까.
기회있을 때마다 그룹의 미래 성장동력으로 키우겠다며 대우조선에 대한 강력한 인수 의지를 보였던 GS가 느닷없이 포기한 배경을 두고 궁금증이 증폭되고 있다.
은행계와 증권업계는 GS의 (대우조선 인수전)불참 선언에 대해 "황당하고 어이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GS가 공식적으로 밝힌 이유는 간단하다. 극적으로 포스코와 컨소시엄을 구성하기로 전격 합의했으나 컨소시엄 구성 논의과정에서 양사간 입장차이로 13일 본입찰에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는 것.
이와 관련, GS 관계자는 "구체적인 이유는 밝힐 수 없지만, 컨소시엄 구성을 협의하면서 포스코와 조건과 의견이 맞지 않아 어쩔 수 없이 양사 합의 아래 GS는 인수전에 참여하지 않기로 최종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최근 미국발 국제금융위기에 따른 자금 조달 문제 때문에 인수전 참여를 포기한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 "전혀 그렇지 않다. 자금여력은 풍부하다"고 일축했다.
그렇지만, 업계에서는 자금력이 풍부한 포스코가 여유있는 가격을 써낸 반면 GS 측에서는 한화의 예상가격을 저울질해가며 책정해야한다고 주장하는 등 인수 가격을 둘러싼 의견 차이 때문이 아니냐는 얘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재계에서는 뒷말이 무성하다.
그동안 대우조선해양 인수에 '올인'했던 모습과는 180도 바뀐 태도이기 때문이다.
GS는 대우조선 사냥에 그룹의 사활을 걸다시피했던 게 사실이다.
허창수 회장은 지난 4월 GS임원 모임에서 "그룹의 미래 성장동력이 되는 사업은 모든 역량을 투입해 꼭 성사시켜야 한다"고 하는 등 틈만 나면 대우조선 인수를 거론했다. 앞서 허 회장은 지난해 말 기자들과 만나 대우조선 인수 의향을 밝혔으며, 올해 신년사를 통해서도 "필요한 투자를 두려워하거나 실기하는 일이 없도록 하자"며 적극적인 의지를 표명하기도 했다.
허 회장은 지난 8월 29-30일 경기도 청평 소재 GS칼텍스연구소에서 계열사 CEO들과 주요 사업본부장 등 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GS 최고경영자전략회의'에서도 "2005년 3월 그룹 출범 직후부터 그룹의 미래성장동력 확보 차원에서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면서 "지금 하고 있는 일에 최선을 다해 열심히 해서 반드시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할 수 있도록 해 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이를 위해 GS는 그룹이 동원할 수 있는 모든 역량과 실탄을 끌어들여 총력전을 펼친다는 각오를 다졌다.
GS가 대우조선 인수에 모든 것을 건 것은 이를 통해 큰 도약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기 때문이다.
현재 에너지(GS칼텍스)와 유통(GS리테일), 건설(GS건설) 등으로 짜여있는 그룹의 사업구조를 글로벌 사업이 가능한 중공업 분야로 다각화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에너지와 건설, 플랜트 사업과의 시너지 창출로 신성장동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 것.
하지만 GS의 이 모든 기대와 노력은 물거품으로 끝났다.
아무튼 그간 대우조선 인수를 놓고 국민과 재계 앞에 약속했던 '공언'(公言)이 공수표로 끝남에 따라 GS의 이미지 타격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GS 관계자는 "GS 단독으로 (인수전 포기를) 결정한 것이 아니라 포스코와 합의해 (인수전에 참여하지 않기로)결론 내린 것이기 때문에 GS가 모든 비난을 받는 상황이 전개되는 것은 억울하다"고 항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