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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하기 2025.06.27. (금)

내국세

[국세청국감-스케치2]“종부세는 시대의 아픔이다”

국세청 고위퇴직자 주류회사 대거 취임 ‘공직윤리 지적’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의 국세청 국정감사가 위원들의 오찬 및 중소기업중앙회 주최 대한민국 일자리 박람회 참관을 이유로 휴정된지 2시간여만인 오후 2시 50분 속개된 가운데, 오후 국감 첫 질의자로 나선 김효석 의원은 “KBS 외주 제작사와 인터넷 포털업체인 다음에 대한 세무조사가 정치적으로 비춰질 수 있음을 지적하며, 내가 청장이라면 세무조사 착수시기를 조율했을 것”이라며 정치권과의 연계의혹을 제기.

 

이에 한 국세청장은 “국세청은 세무조사 착수전에 이를 지금 할 것인지 또는 유예할 것인지를 자의적으로 판단하는 것을 금기시 하고 있다”고 해명하는 등 정치적인 목적에서 세무조사가 활용되지 않고 있음을 강조.

 

○국세청 특별승진과 관련해 재경위원과 국세청장간의 한판 설전도 벌어져, 안효대 의원은 “타 부처에 비해 유독 국세청만이 특별승진이 많다”고 지적한 뒤, “대선 당시 줄을 대 승진인원을 잘 가져가는 것 아니냐?”고 의혹을 제기.

 

한 국세청장은 그러나 “집계된 정부기관 중 경찰청과 소방청 등이 제외돼 있는 등 국세청 인력이 많은 만큼 당연히 특별승진이 많을 수 밖에 없다”며, “국세청 특별승진이 많은 것이 문제라는 지적은 동의하지 않는다”고 불쾌한 내색을 표출.

 

이에 질세라 안 의원은 “국세청의 잘못된 세금부과로 납세자가 불편을 겪었음에도 오히려 특별승진자가 많다는 것이 잘된 것인가?”라고 거듭 이의를 제기하자, 한 국세청장은 억양을 높이며 “그러면 국세청이 특별승진을 하지 마라는 것인가? 논리적으로 맞지 않는다. 대선과 특별승진이 무슨 관련이 있는가?”라며 항의.

 

결국 이번 설전은 잘못된 모수(母數)를 대입한 안 의원의 판정패로 마무리돼, 안 의원은 “잘못된 지적이 있었으면 양해를 구하고, 저도 공부를 더 하겠습니다”라며 기세등등했던 초기와는 180도 달라진 모습을 연출.

 

○자신의 임기 중 종부세를 도입했던 노무현 前 대통령의 종부세 부실납부 논란이 여당인 차명진 의원으로부터 제기돼, 국감장이 돌연 정쟁국감으로 돌변.

 

차명진 의원은 “노 전 대통령 사저의 공시가격은 6억5백만원, 종부세는 5만원이 부과되는 실정”이라며, “최소 20억원 이상인 사저에 대해 제대로 세금을 내면 1천5백만원을 부과해야 한다”고, 종부세 도입당시의 국정최고책임자에 대한 도덕성 문제를 제기.

 

보다 못한 민주당측 의원들의 제지가 곧 이어 졌으나 차 의원은 이에 아랑곳 하지 않고 노 전 대통령 사저에 대한 종부세 부실납부 의혹을 계속해 제기.

 

결국 의사진행 발언을 통해 김종률 의원은 “비록 의사진행 도중 끼어들었으나 동료의원에게 ‘당신’이라는 표현을 쓰면 되느냐?”고 강한 불만을 제시.

 

김 의원은 또한 “공시지가는 김해시에서 하는 것으로 국세청 국감과는 전혀 무관한 내용”이라며, “위원장님도 국감본연의 질의와 무관한 내용은 적극적으로 개입해야 한다”고 종부세 논란이 전임 정부로 옮겨가는 것을 방지하는데 전력.

 

○국세청이 허가감독권을 쥐고 있는 주류회사와 전임 퇴직자들의 주류회사 임원 취임에 대해서도 재경위원의 따끔한 지적이 이어져.

 

강성종 의원은 “04년 연말부터 06년 6월까지 4급 이상 고위직 퇴직자 가운데 28명이 주류관련업체에 취업했다”며, “국내 주류관련 회사는 국세청 산하기관입니까?, (고위직)퇴직후 경로당입니까?”라고 국세청 고위직의 윤리의식이 문제 있음을 제기.

 

강 의원은 또한 “공직자윤리법을 빠져 나갈 수는 있지만, 국세청 감사관실에서는 보다 강화된 자체 윤리규정을 통해 이런 것을 막을 수 없는지 궁금하다”며, 국민들의 신뢰를 확보하는 차원에서라도 보다 퇴직자들의 강화된 취업제한에 나설 것을 주문.

 

○국감 진행 와중 종부세 논란이 계속된 가운데, 한 국세청장이 최초로 종부세제에 대한 개인의사를 밝혀 이목을 집중.

 

최경환 의원은 “앞서 개최된 기획재정부 국감에서 강만수 장관에게 종부세는 징벌적세금인 것 같다. 무엇을 잘못했다고 (세금을)내게 하는냐?고 물으니, 강 장관이 ‘ 시대의 아픔이다’라고 답변했다”며, “한 국세청장은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의견을 조회. 

 

이에 한 국세청장은 “납세자들도 불편이 있고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국세청 또한 종부세 추진에서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고 피력한 뒤, 재차 최 의원로부터 강 장관이 밝힌 시대의 아픔이다라는 말에 동의하는지의 물음에 “앞선 얘기 속에 포함되어 있다”고 사실상 강 장관의 말에 동의를 표시.

 

그러나 강성종 의원은 “종부세와 관련해 국세청은 책까지 펴내면서까지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실천, 자긍심이라고 선전해 왔다”며, “국세청장이 그렇게 얘기하면, 자긍심이라고 생각하며 종부세를 냈던 수많은 납세자는 어떻게 되느냐”고 한 국세청장의 발언을 비난. 

 

○국세청 자료제출을 둘러 싼 해묵은 논란이 국감진행 와중 속속 의원들로부터 제기된 가운데, 기획재정부가 종부세의 개편 당위성을 피력하기 위해 인용했던 통계자료가 의원들로부터 집중적으로 지목.

 

재정부 세제실은 종부세 납세대상자 가운데 샘플분석을 통해 전체 납부대상자 중 35%가 연소득 4천만원 미만이라는 통계자료를 발표 했으며, 동 발표의 원시데이터를 국세청이 제공한 것으로 알려지자 재정위 소속 의원들은 동일한 자료를 제출토록 국세청에 요구.

 

반면 국세청은 사본이 아닌 원본 데이터를 제출한 탓에 자료를 제출할 수도, 세제실 발표와 같은 통계자료를 구할 수도 없음을 하소연.

 

이에 백재현 의원은 “원본 자료를 통째로 세제실에 넘겼다는 말을 어떻게 믿을 수 있느냐?”며, “공직생활을 30년 가까이 한 사람이 상식적으로 할 수 있는 말이냐”고 따져 묻기도.
 
서병수 위원장 또한 “근거를 대야 (종부세) 세법개편에 나설 수 있는 것 아니냐”며, “오는 23일 기획재정부와 국세청의 통합국정감사 전까지 전체 납부대상자를 분석한 자료를 제출토록 노력하라”고 주문.

 

○이날 국세청 본청 국정감사는 오후 7시 38분, 이광재 의원을 끝으로 의원 추가질의가 종료됐으며, 서병수 재정위원장은 “국세청장은 세계경제 침체와 실물경제의 어려움 속에서도 국가의 재정수요를 맡고 있는 막중한 책임감을 가지고, 더욱 분발해 줄 것”을 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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