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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하기 2025.06.28. (토)

내국세

[국세청국감-스케치1]조직개편, 韓 청장 '불편 내색'

여야 의원간 종부세 시각 차 극명, 국세청장 동조 얻기 위해 유도 질의

제 18대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의 첫 국세청 국정감사가 9일 오전 10시부터 수송동  본관 5층에서 개최됐다.

 

이번 재정위의 국세청 국정감사는 재 18대 국회 개원 이후 처음 열린 것으로, 수감을 받는 국세청은 물론, 수감기관과의 신경전을 벌여야 할 국감위원들의 경우도 낯익은 몇몇 위원을 제외한 상당수 재정위원들이 금번 재정위원회에 배치된데 따른 긴장감과 설레임을 언뜻언뜻 내비치기도.

 

국세청은 특히 국감 시작 전부터 재정위 소속 위원들의 정책성향과 질의서 등을 파악하는데 주력해 왔으며, 국감 당일에는 국세청 국장 들이 본청 현관 앞에서부터  재정위원들의 손을 따뜻하게 맞잡으며, “오시느라 고생하셨습니다!”라는 인사말을 건네는 등 가을철 냉랭한 공기와도 같은 국정감사 첫 스타트를 온유하게 만드는데 역점을 기울이기도.

 

국세청의 이같은 노력에 힘입은 탓인지 국감시작전 의원휴게실을 찾은 한상률 국세청장을 향해 재정위원들은 최근 언론에 보도된 ‘국세청 조직축소’에 대해 관심을 보이며, “세무서가 줄어든다는데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국세행정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겠는지?”를 물었으나, 한 국세청장은 가타부타 얘기 없이 그저 웃음으로 화답해 최근 불고 있는 국세청 조직진단의 후폭풍이 상당함을 반증.

 

○오전 10시 3분경 서병수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위원장의 국세청 국정감사 시작을 알리는 개회선언을 시작으로 제 18대 첫 국정감사가 본격적인 막이 오른 가운데, 서 위원장은 이날 김용택 시인의 ‘사랑’의 시구를 인용하며 국민들의 행복을 위해 국세청이 더욱 분발해 줄 것을 당부해 눈길.

 

서 위원장은 “미국 금융위기로 인해 일반 국민들이 느끼는 심리적 불안감이 커지는 시점에서 국정감사는 국민들의 안정과 도약을 위한 정책국감으로 가야한다”고 재정위 소속 위원들에게 주지시킨 뒤, “김용택 시인이 노래한 것 마냥 추운 겨울의 끝에서 국세청이 따뜻한 세정, 감동세정, 신뢰세정 등을 더욱 발전시켜 나갈 것을 부탁드린다”고 국세행정의 각별한 노력과 활동을 재차 강조.

 

해마다 되풀이 되어 온 국회와 국세청간의 자료제출을 둘러싼 논쟁은 올해도 어김없이 재연돼, 국감 본격 질의 답변시간에 앞서 김종률 의원은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최근 헌재가 위헌여부를 심판중인 종부세에 대한 국세청의 의견서가 제출되지 않았음을 지적하며 한 국세청장을 압박.

 

한 국세청장은 이에대해 “재판이 진행중인 사항인데 공개가 적절하지 않다”고 대응했으나, 김 의원이 재차 “어느 법에 근거해서 자료를 제출하지 않겠다는 것인지 정확하게 답변하라”고 자신의 오후 질의시간에 앞서 자료제출을 완료할 것을 주문.
결국 원활한 의사진행을 위해 서병수 위원장이 직접 나서, “이 문제는 다시금 논의하자”고 국감 시작 전부터 자료제출로 인한 신경전을 서둘러 진화.

 

○국감 첫 질의자로 나선 김광림 의원은 국세청 조직개편에 대한 관심을 드러내며, 한 국세청장의 의견을 물었으나, 앞서처럼 한 국세청장은 조직개편안에 대해 철저한 무시와 무관심으로 일관.

 

김 의원은 “최근 언론을 통해 국세청내 지방청을 없애고 세무조사 기능을 본청으로 흡수하는 한편, 기존 세무조사 방식을 대면조사에서 서면조사로 변경하는 것을 골자로 한 조직개편이 진행될 것으로 보도됐는데 실제로 그러한지?”를 질의.
반면, 한 국세청장은 “전혀 아는바가 없다”고 잘라 말한 뒤, 재차 김 의원이 개인의사를 묻자 “확정된 사항이 아님에도 말하는 것은 적절치 않으나 다만, 국가재정의 안정성과 조직개편의 필요성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서 진행되어야 한다”고 원론적인 수준에서 답변.

 

○ 앞서열린 기획재정부 국감에서 일파만파의 문제점을 야기시킨 종부세도 금번 국세청 국감에서 다시금 등장했으며, 종부세에 대한 여·야간 인식차를 극명하게 반영하는 한편, 한 국세청장을 상대로 여야의 인식에 동조토록 하는 회유성 질의도 무차별적으로 쏟아져.

 

오제세 의원은 “종부세가 부자들에게 과다한 세금이다 라고 말할 수 있는가?”를 물었으나 한 국세청장의 원칙적 답변에 “청장의 인식을 말해 달라”고 재차 답변을 요구.

 

그럼에도 한 국세청장의 답변에 만족하지 못한 오 의원은 국민들의 조세부담률을 거론하며 “청장의 원칙이 없다”고 지적하자, 한 국세청장은 이에 발끈해 “원칙 없는 것과는 다르다. (집행기관장인)제가 조세부담률이 높다 또는 낮다라고 하는 것이 과연 적절한가?”라고 응수.

 

최근의 위헌시비에 이어 상급기관장인 강만수 기획재정부장관의 언동에 따른 국세청의 오락가락식 종부세 추진 의지도 도마위에 올라, 임영호 의원은 “국세청이 얼마 전까지 홈페이지 등에 종부세가 납부가 노블레스 오블리주라고 홍보했으나, 강 장관의 잘못된 세금이라는 발언에 이를 삭제했다”며 위헌판결도 나지 않은 상황에서 발을 빼는 듯한 모양새를 취하고 있음을 지적.

 

○국세청 핵심업무인 세무조사에 대한 의원들의 관심을 반영하듯 질의 또한 쏟아져, 백재현 의원은 세무조사 유예가 기업 부담을 오히려 가중시킬 수 있음을 지적하자 한 국세청장은 “유예와 함께 세무조사 이연제도를 도입 검토중에 있다”고 언급.

 

나성린 의원은 최근들어 정치적인 이유로 세무조사가 진행됐는지를 물은 후 “정치적인 사안 때문에 세무조사가 착수되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으며, 강봉균 의원 또한 “정권이 바뀔 때 마다 정치적인 이유로 세무사찰이 있어서는 안된다”고 국세청의 투명하고 중립적인 세무조사 의지를 거듭 주문. 강운태 의원은 한 걸음 더 나아가 국세청이 세무조사 선정 기준으로 삼고 있는 355개 항목에 대한 공개의사를 묻기도.

 

한 국세청장은 의원들의 거듭된 세무조사 투명성 의지주문에 “과거와 같은 대통령 독대 보고가 폐지 됐으며, 투명한 절차에 의해 조사대상자를 선정하고 있다”고 시사한 뒤, “세무조사 선정항목의 공개는 기업들이 이를 악용할 소지가 있기에 최소화 해야 한다”고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

 

○국세청 고급인력의 유출에 따른 업무공백과 함께 고위직들의 퇴임 후 유관기관 취임에 대한 지적도 제기.

 

김재경 의원은 한 국세청장에게 “퇴직하실려면 아직 많이 남으셨죠? 퇴직 후 무엇을 하실 건가요?”라며 고위공직자들의 로펌행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이 있음을 한 국세청장을 비롯한 국세청 간부진들에게 환기.

 

나성린 의원은 “공직에서 받는 급여보다 로펌에서 받는 급여가 약 10배 이상 차이가 나는 실정에서 유능한 인력의 유출이 가속화 될 수 밖에 없다”며, 국세청 차원의 대책마련을 주문.

 

이에 한 국세청장은 “저희가 가진 가장 심각한 고민이다”고 고충을 얘기했으나, 재차 나 의원이 “고민만 하지 말고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힐책.

 

국세청과 재정부간의 인사교류에 대한 양 기관간의 인식차이도 뚜렷하게 각인돼, 배영식 의원이 “국민입장에서는 국세청직원들이 보다 폭 넓은 시각을 갖추기 위해 세제실 및 조세심판원에서의 근무를 원하고 있다”고, 현재 세제실과 국세청간의 인사교류 현황을 질문.

 

한 국세청장은 그러나, “필요한 부분에서 하고 있다”고 짧게 언급한 뒤 재차, “인사교류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한쪽이 이익을 보고 또 다른 한쪽이 손해를 보는 인사가 되어서는 안된다”고 일대 일 형식의 인사교류를 고집.

 

한편, 이날 오전 국감은 배영식 의원의 질의를 끝으로 휴정에 들어간 가운데, 재정위원회 소속 위원들은 오찬시간을 활용해 중소기업중앙회가 이날 서울광장에서 개최한 대한민국 일자리 박람회에 전원 참석하는 등 최근 일자리 부족 등으로 뒤숭숭한 민심 어루만지기에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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