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저 탐사 사상 가장 깊은 7천703m의 물 속에서 활발하게 움직이는 물고기가 처음으로 발견됐다고 BBC 뉴스 인터넷판이 보도했다.
영국 애버딘대학과 일본 도쿄대학 연구진은 태평양 일본해구(海溝)의 수심 7천703m 물 속에서 심해 어종인 원두꼼치과에 속하는 길이 30㎝ 정도의 슈돌리파리스 앰블리스토몹시스(Pseudoliparis amblystomopsis) 17마리가 떼지어 헤엄쳐 다니는 모습을 카메라로 포착했다고 발표했다.
연구진은 극심한 수압을 견딜 수 있도록 설계된 원격조종 해상(海床) 탐사정의 카메라를 통해 이들 물고기를 발견했으며 이들은 캄캄한 물 속에서 재빠르게 헤엄쳐 다니며 새우를 잡아먹는 모습을 보였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물고기가 발견된 가장 깊은 바다는 수심 8천m가 넘는 푸에르토리코 해구이지만 1970년 당시 발견된 물고기 아비소브로툴라 갈라테아는 숨진 상태였으며 물고기가 산 채로 발견된 최고 깊이는 약 7천m였다.
애버딘 대학 해양실험실과 도쿄대학 해양연구소가 지난 해 공동 착수한 '헤이딥'(Hadeep) 프로젝트는 수심 6천~1만1천m대의 초심해대를 탐사하는 것으로 이런 영역은 대부분 환태평양대에 위치한 아주 좁은 해구들로 이루어져 있다.
연구진은 "이처럼 깊은 물 속에서 사는 데는 먹이공급과 수압, 개체수에 비해 좁은 활동영역 등 세 가지 큰 문제가 있다"면서 새로 발견된 물고기 종은 이런 문제를 극복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17마리나 되는 무리가 한꺼번에 발견된 것은 이들이 한 가족일 가능성을 말해주는 것으로 이런 물고기들에도 모종의 양육 방식이 존재할 가능성을 제기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진은 또 심해 물고기라면 에너지를 최대한 아끼기 위해 움직임이 둔할 것으로 생각해 왔지만 비디오 카메라에 포착된 이들 물고기는 매우 재빠르고 "상당히 귀여운" 모습이었으며 지나가는 먹이를 정확하게 낚아채는 등 생각과는 다른 것이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내년 3월 시작될 다음 탐사 때는 더 깊은 바다에서도 물고기를 발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연합뉴스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