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스피싱(전화금융사기)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국제전화가 걸려오면 수신자의 휴대전화기에 발신지가 표시되도록 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경찰청은 국제전화가 걸려 올 경우 발신지가 해외라는 사실이 수신자 휴대전화기에 반드시 표시되도록 하는 '휴대폰 국제전화 표시 서비스'의 실시를 통신업체들에게 요청했다고 23일 밝혔다.
경찰청은 지난 11일 '전화금융사기 예방을 위한 경찰ㆍ통신업체 간담회'를 열어 이를 요청했다.
당시 간담회에 참석한 KT, 하나로텔레콤, 온세통신, LG데이콤, SK텔링크 등 국제전화 사업자들과 SK텔레콤, LG텔레콤 등 국내 이동통신업체 관계자들은 이 제안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기로 합의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 관계자는 "대다수 통신업체들이 협조키로 동의하고 세부적인 문제를 검토하는 중"이라며 "이 서비스가 시행되면 범죄 예방은 물론 사건이 발생하더라도 예전보다 신속하게 통신추적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당초 보이스피싱 전화를 원천 차단토록 하는 방안도 검토했으나 일반 국제전화와 구분이 어렵다고 판단해 방침을 바꿨다.
휴대폰 국제전화 표시 서비스가 실시되면 국제전화가 걸려올 때마다 수신자의 휴대전화기 액정화면에 '001', '002' 등 국제전화 사업자 식별번호가 표시된다.
따라서 중국 등 해외에 본거지를 둔 보이스피싱 범죄 조직이 전화를 통해 경찰, 검찰, 법원, 국세청, 금융당국 등을 사칭하더라도 수신자가 쉽게 상대방의 거짓말을 간파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 경찰의 설명이다.
경찰 관계자는 "보이스피싱 전화는 주로 가정이나 사무실의 일반 전화기로 걸려오는 경우가 많지만 사기범에게 속아 은행 현금입출금기까지 이동하는 경우 휴대전화로 바꿔 통화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실질적인 금전 피해를 막는 데 이 서비스가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연합뉴스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