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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하기 2025.06.28.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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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대통령, 경제사령탑 긴급소집 속사정은 뭘까?

이명박 대통령이 20일 주말임에도 불구하고 청와대에서 금융상황점검회의를 긴급 소집한 것은 정부가 '미국발(發) 금융쇼크'에 적극적인 대응태세를 갖추고 있다는 메시지를 시장에 보내기 위한 의도로 보인다.

 

정부의 잇단 대책 발표에도 불구하고 국내 금융시장의 동요가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의 경제사령탑을 한자리에 모아놓고 대책을 숙의하는 모습을 보임으로써 정책당국에 대한 시장의 신뢰를 이끌어 내겠다는 것.

 

전날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최근의 금융위기와 관련, 특별성명을 통해 "휘청거리는 금융시장에 대처하기 위해 전례없는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밝힌 것과 같은 취지인 셈이다.

 

실제 이 대통령은 이날 회의에서 "최근 국내외 금융상황이 안정되고 있다"고 진단하면서도 "예상치 못한 돌발상황이 발생해 실물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기민하고 적극적으로 대응하라"며 관계 장관들에게 철저한 대응책 마련을 지시했다.

 

특히 이 대통령은 "중소기업들이 일시적인 자금난으로 흑자도산을 하는 사례가 있을 수 있다"면서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금융당국과 기관들이 개별기업의 상황을 일일점검하고 현장을 챙기는 등 철저한 대비책을 마련하라"며 경제관련 부처에 사실상의 '비상체제'를 주문했다.

 

아울러 이날 회의는 최근 금융위기와 관련한 정부내 '엇박자'를 조율하기 위한 자리라는 분석도 있다.

 

미국 대형 금융사들의 최근 잇단 파산 및 매각과 관련해 청와대와 정부부처, 한국은행 등이 서로 엇갈린 진단과 전망을 내놓고 있어 시장의 혼란을 더 키우고 있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실제 최근 미국발 금융위기에 대해 박병원 청와대 경제수석은 "불확실성이 해소돼 가는 과정"이라고 낙관론을 편 반면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는 "실물쪽은 이제 (위기가) 시작"이라는 비관 전망을 내놓은 바 있다.

 

이에 따라 이날 회의에서는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 이윤호 지식경제부 장관, 전광우 금융위원장 등 정부부처 측은 물론 박병원 수석과 이성태 총재, 김종창 금융감독원장 등도 참석해 향후 시장에 대한 정책당국의 메시지를 '정리'할 필요가 있다는 데 의견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경제는 심리'라는 말이 있듯이 시장이 불안감에 휩싸일 경우 걷잡을 수 없는 상황에 이르게 된다"면서 "정책당국 수장들이 한자리에 모여 정확한 상황인식과 함께 대책을 논의하면서 시장에 메시지를 전하기 위한 상징적인 의미가 있는 자리였다"고 설명했다.

 

이날 회의에서 이 대통령이 HSBC의 외환은행 인수포기에 대한 입장을 밝힌 것도 이번 사태로 인한 시장 동요를 사전에 저지하겠다는 뜻으로 보인다.

 

특히 이 대통령이 이와 관련, "정부가 신속한 결정을 하지 못해 실기한 측면이 있다"고 지적하면서 수년째 끌어온 외환은행 매각에 대한 정부 방침이 향후 어떤 방향으로 흐를 지 주목된다.(연합뉴스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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