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부터 시작된 미국 주택차압 위기의 여파로 노숙자가 급증하면서 도시가 '노숙인 텐트촌'으로 변모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미 네바다주 리노시의 경우 겨우내 노숙자들의 거처였던 임시수용소가 여름을 맞아 문을 닫은 뒤 기찻길을 따라 들어선 텐트 몇 채가 노숙인 텐트촌의 시작이었다.

여기에 일자리를 잃은 기존의 리노 주민들과 일자리를 찾아 타지에서 전입했다가 구직에 실패한 사람들이 합류하면서 텐트촌 거주민은 수주내 150여명으로 불어났다.

전미노숙인연합(NCH)은 지난 4월 주와 시 단위의 노숙인단체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들 단체의 약 61%가 2007년 이후 노숙인의 증가세를 경험했다고 발표했다.

마이클 스툽스 NCH 전무이사 서리는 "빈곤과 노숙이 늘고 있다"며 "미국은 이미 불경기에 진입했고 노숙인에서 중산층에 이르기까지 미래를 염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문제가 되는 것은 노숙인 텐트촌이 프레스노, 포틀랜드, 채터누가, 시애틀, 샌디에이고, 콜럼버스 등 지역을 가리지 않고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는 현상이다.

미 주택도시개발부(HUD)는 지난 2005년 75만4천명으로 집계됐던 노숙인들이 2007년 들어 66만6천명으로 줄어드는 등 노숙 인구가 최근 2년간 12%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HUD의 통계는 주택 및 경제 위기가 본격화되기 전인 2007년 1월 이전의 자료에 근거한 것이기 때문에 현 상황을 설명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다.

HUD는 또 이번 조사에 1주일 이상 남의 집에 얹혀살거나 야영장 및 모텔에서 숙박하는 사람 등 과거 노숙인으로 간주됐던 집단을 포함시키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연합뉴스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