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증시가 리먼브러더스의 몰락과 메릴린치의 매각으로 금융위기가 고조된 여파로 2001년 9.11사태 이후 최대로 폭락한 15일(현지시간) 월가에는 불확실성에 대한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산업평균 지수는 지난주 종가보다 무려 504.48 포인트(4.42%) 내린 10.917.51을 기록했다. 4.42% 하락률은 2002년 7월 19일 이후 하루 최대이며, 500포인트가 넘는 하락폭은 9.11 사태 직후인 2001년 9월 17일 이후 최대치다.
특히 시장에서는 리먼의 파산에 따른 후폭풍이 어디까지 번질지 가늠하기 어려운데다 AIG나 워싱턴뮤추얼 같이 다음 타자로 거론되는 업체들의 생존 여부가 불투명한 것으로 비치면서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또 지난 3월 미국 5위의 투자은행 베어스턴스가 몰락해 JP모건으로 넘어간 이후 리먼과 메릴린치까지 월가의 5대 투자은행 중 3곳이 신용위기에 무릎을 꿇으면서 미 금융시스템에 대한 신뢰도 흔들리고 있다.
와델 앤 리드 파이낸셜사의 CEO인 헨리 헤르만은 블룸버그 통신에 "공포가 (시장을) 지배하고 있다"며 "금융시스템의 능력에 대한 신뢰의 불안이 확산되고 있다"고 현재의 시장 분위기를 전했다.
제프리 앤 코의 수석 전략가인 아트 호간은 마켓워치에 리먼의 파산이 나머지 산업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에 관한 물음에 아직 답이 없는 상태라면서 리먼의 파산은 항공사의 파산과는 다르다고 비유한 뒤 항공사는 파산문제가 최종 정산될 때 때까지 비행기가 날 수 있지만 리먼은 이제 가버렸다며 리먼 파산의 파장을 우려했다.
그는 또 리먼에 이어 다음 타자로 우려되는 AIG와 워싱턴뮤추얼 문제를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가 이번 주의 현안이라고 말했다.
코언 스페셜리스츠의 전문가인 매트 케슬럭도 CNBC에 시장은 AIG가 16일 아침까지 몰락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면서 투자자들이 이런 불확실성의 와중에 모험을 하고자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AIG가 내일 아침 무너지면 시장에서는 똑같은 일이 반복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어느 투자자들이 매도에 나선 것이라고 증시 폭락의 배경을 설명했다.
헨리 폴슨 재무장관은 이날 미국의 금융시스템은 현재의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건전하다면서 시장 안정을 위한 조치가 필요하다면 추가적인 조치를 취할 준비가 돼있다고 밝혔지만 월가에서는 정부 노력이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는 비난도 나오고 있다.
글로벌 포렉스 트레이딩의 케이시 리언은 CNBC에 "지금까지 금융시장을 어떻게라도 안정시켜 보려는 정부의 노력은 실패했다"고 지적했다.(연합뉴스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