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년 전 사건을 앙갚음하려고 했습니다."
광주에서 택시 운전을 하는 임모(60)씨는 3일 저녁 뜻밖의 인물을 발견했다.
한 때 '한지붕 두가족' 생활을 하면서 친하게 어울렸던 옛 동료 오모(63)씨였다.
임씨는 아직도 그 날의 황당했던 사건을 잊지 못한다. 1973년 어느 날 밤, 속옷 바람의 오씨가 신혼 생활을 하던 자신의 방에 느닷없이 들어왔던 것.
이 일로 임씨는 오씨와 자신의 아내 사이를 의심해 심한 부부싸움을 벌였고 이혼 소송까지 준비했었다.
그 이후로 서로 떨어져 지내며 연락을 끊었던 이들이 '조우'한 것은 35년이 지난 3일 저녁이었다. 버스를 주차하고 내리는 오씨를 발견한 것이다.
임씨는 그 때 일을 떠올리며 오씨가 모는 35인승 버스 창문을 깬 뒤 집에서 가져온 휘발유통을 던져 넣었다.
그러나 불을 붙이려던 순간 행인에게 발견돼 미수에 그쳤고, 임씨는 나흘 동안 도망 다닌 끝에 경찰에 붙잡혔다.
9일 방화미수 혐의로 입건된 임씨는 경찰 조사에서 "35년이 흘렀지만 5년 넘게 친구처럼 지내던 오씨를 금세 알아봤다"며 "복수심에 불을 지르려고 했다"고 진술했다.(연합뉴스제공)